유튜버 김용호의 극단적 선택, 왜?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인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월 12일 낮 12시경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투숙객이 11층에서 4층으로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호텔 직원이 4층 출입문 부근에 남성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119와 경찰에 신고한 것. 경찰은 김용호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그는 사망 직전 유튜브 채널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에 육성으로 심경을 밝혔다. 사실상 유언에 가깝다.
“사라짐으로써 평화 오길”
김용호는 스스로 흉기가 된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동안 내 역할이 필요가 없으면 사라지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내가 사라지는 것만으로 안 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한 국회의원이 <가로세로연구소>는 사회적 흉기라고 말했는데 내가 날카로우니까 흉기가 된 것 같았다. 이 흉기가 정신병자의 손에 쥐어져서 휘둘러졌다.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다 책임지고 있다”고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를 내비쳤다.
연예인 공갈 혐의로 피의자 심문을 앞뒀던 김용호는 “전혀 그런 적 없다”라며 “한 건달이 나를 팔아서 어떤 피부과 의사한테 달러로 얼마 받은 게 전부다. 경찰이 본 내 계좌에는 돈이 없었다. 돈을 안 받았으니 당연히 증거가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김용호는 부정선거에 관한 주장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가로세로연구소>는 2020년 4·15 총선 직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100여 군데 선거구에 대해 선거무효소송을 청구한 바 있다).
고 장자연과 오인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용호는 “장자연이라는 여배우의 죽음 비하인드를 유튜브에서 첫 영상을 찍었다. 장자연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사람들이 있다”라며 “부산영화제에서 화제가 됐던 어떤 여배우의 죽음을 두고 나와 연관시키는 사람들이 있더라. 천벌받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동시에 그와 관련된 소송에 대해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극단적으로 갈등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줘라. 최소한의 공감만 있어도 세상은 조금 나아질 것”이라며 “내가 사라짐으로써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 살아남은 삶은 잘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는 그의 죽음에 대해 극과 극인 심경을 전했다. 보수 성향 방송으로 관심을 모았던 세 사람은 지난해 5월 강 변호사가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김은혜 전 국민의힘 경기지사와 단일화 실패 원인을 두고 상반된 의견으로 강 변호사와 김 대표가 분열했고, 김용호 또한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이탈해 강 변호사가 운영하는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에 합류했다.
강 변호사는 지난 10월 12일 유튜브 채널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 커뮤니티에 “황망한 마음뿐”이라며 “고인과 통화한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고 목소리가 귀에 생생한데 이제 다시는 얼굴도,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다”고 심경을 밝혔다. 강 변호사는 사망 당일 김용호와 15분가량 통화한 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그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112에 구원 요청을 하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 후 김용호가 전날 보냈던 녹음 파일을 들었더니 유서였다는 것. 이어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 강 변호사는 김용호가 연예인에게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김 부장이 돈을 챙겼다면 김 부장과 가족이 월셋집에 살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한편 김세의 대표는 “범죄자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느껴지지 않는다”며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끝까지 반성 없이 거짓말만 하고 도망친 뻔뻔한 김용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오가나 2억원, 양현석 1억원, 김성태 2억원, 최태원 1억 3,000만원, 최지우 버킨백, 이 밖에 서장훈, 싸이 등등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협박해서 돈을 뜯어냈던 것인가요”라고 되묻고 박수홍과 김다예, 한예슬, 오또맘을 언급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었나요”라고 반문했다.
또 김용호의 아내 최 모 씨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유튜브 채널 <연예부장 김용호>의 썸네일 제작자가 그의 아내라는 것. 김 대표는 김용호에 관한 혐의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 종료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밀양 조폭 출신 김 모 씨의 편지에서 강 변호사의 범죄가 드러났고 그의 개인 통장 사본도 발견됐다며 강 변호사에 대한 수사도 촉구했다.
“내가 사라져서 다른 사람들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평생 참 외로웠다.
그래서 사람을 좋아했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내가 진심으로 아꼈던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고 폭로하는 것을 봤을 때 힘들었다.”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에서
수사·재판은 어떻게 되나
김용호는 지난 10월 11일에 2019년 7월 부산의 한 고깃집에서 유흥 주점 여직원 A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10월 13일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었다. 앞서 1심은 <가로세로연구소>와 출연진이 조 전 장관과 자녀들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와 함께 10월 16일에는 약점을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연예인들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둔 상태였다.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배우자 김혜경 씨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고, 한예슬과 박수홍·김다예 부부, 이근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었다. 이 밖에도 김용호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가수 김건모의 전 아내 사생활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징역 8개월의 실형 선고를 받은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김용호가 다른 사건으로 재판 중인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폭로당한 자들의 반응
방송인 박수홍의 아내 김다예는 지난 10월 14일 유튜브 채널 <노종언 김다예 진짜뉴스> 커뮤니티를 통해 김용호를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공소기각 결정됐음을 알렸다. 그는 “판결을 앞두고… 내가 그곳에 갔을 때 그때는 나에게 사과해주시길”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김용호는 “박수홍의 아내가 물티슈 업체 몽드드의 전 대표 유 씨와 연인 사이였고 함께 마약과 도박을 했으며, 유 씨의 자살이 박수홍의 배우자와 연관됐다. 박수홍은 죽은 절친의 여자와 결혼까지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근 “사이버 레커는 이렇게 끝날 것”
해군 특수전전단(UDT)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은 유튜브 채널 <ROKSEAL> 커뮤니티에 김용호 사망 소식을 전한 기사를 게시하며 “사망 XXXX!”라고 적었다. 그는 “모든 사이버 레커(온라인에서 이슈가 된 사건을 부문별하게 콘텐츠로 만드는 유튜버를 칭함)는 이렇게 끝날 것”이라며 “열등감으로 거짓말하다가 결국 XX다. 승리를 위하여. CHEERS”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앞서 김용호는 이근의 UN 근무 허위 경위 의혹과 성폭력 전력을 폭로했다. 또 이근이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뒤 “폴란드 호텔에서 조식을 먹는 장면이 목격됐다. 유튜브 촬영에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또맘 “뿌린 대로 거둔다”
인플루언서 오또맘은 자신의 SNS에 “인과응보, 뿌린 대로 거둔다”는 글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오또맘의 글이 김용호를 겨냥한다고 추측하고 있다. 2021년 김용호는 오또맘이 조건 만남 등을 하고 있다며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공개된 통화에서 김용호는 오또맘을 몰아세우며 추궁했다. 그러나 이후 오또맘은 “가슴 아픈 과거사로 이슈가 되고 싶지 않아서 무시하고 참았다. 아이를 가지고 감성팔이한 적 없고 당당하다”며 “조건 만남에 응한 적 없고 누군가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기획 : 하은정 기자 | 취재 : 김지은(프리랜서) | 사진 : 유튜브 채널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 KNL> 화면 캡처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