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CAR-T’ 치료제 임상 임박 시그널…내년 마일스톤 수익 기대
“2024년부터 임상 1상 IND 순차 제출”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툴젠(199800)의 플랫폼 기술 ‘Styx-T’를 활용한 후보물질 두 개의 임상 1상 개시가 임박했다. 툴젠의 Styx-T를 기술이전받은 호주 바이오텍이 두 파이프라인의 임상 1상 진행을 위한 자금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보통의 기술이전 계약이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 후 첫 마일스톤이 지급되는 형태임을 감안하면 내년 중 후보물질 두 건에 대한 마일스톤 수취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호주 세포치료제 전문기업 카세릭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000만 호주 달러(약 170억원)를 조달한다고 밝혔다.
앨런 트룬슨 카세릭스 대표이사는 “2025년에는 CTH-401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것이고 이 시점에는 (먼저 임상 1상이 개시된) CTH-004의 임상 데이터로 인해 회사 가치가 주목할만한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이번 자금조달은 카세릭스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항암제 개발 선두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것으로, 자금조달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회사 가치를 반등시킬 터닝포인트를 앞두고 매력적인 가격에 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세릭스는 자금 사용 용도에 대해 CTH-004의 임상 1상 진행 및 난소암 자연살해(NK) 세포치료제 CTH-401의 2025년 임상 1상 진행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세릭스측은 “2024년 호주 피터 맥컬럼 암센터, 2025년 중국 순시 홀딩스 그룹(Shunxi Holding Group Co Ltd·순시)이 주도하는 CTH-004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CTH-401의 경우 2025년 임상시험 개시를 계획 중”이라며 “이번 자금조달로 초기 단계 프로젝트를 진전시키고 2026년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카세릭스의 자금 조달로 2년여 미뤄진 CTH-004와 CTH-401의 임상 1상 추진이 가시화됐다. 툴젠은 지난 2019년부터 카세릭스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Styx-T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다 2년 뒤인 지난 2021년 플랫폼 기술인 Styx-T를 카세릭스에 기술이전했다. 당시 양사는 선급금이나 계약구조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고 전체 딜 규모만 밝혔는데, 당시 공개된 규모는 사업화로 인한 로열티를 제외하고 총 1500억원이었다. 툴젠은 당시 선급금 중 일부를 카세릭스의 지분으로 받았다. 현재 툴젠이 보유한 카세릭스의 지분은 1% 수준이다.
Styx-T는 유전자가위로 고형암을 표적하기 위한 CAR-T 플랫폼 기술인데, 유전자가위를 통해 DGK 유전자를 제거해 T세포의 활성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DGK 유전자는 면역세포로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역할을 하는 T세포의 기능을 저해하는 유전자다. Styx-T는 자가유래 CAR-T 치료제는 물론 동종유래 CAR-T 치료제, NK세포, 사이토카인유도살해(iNK) 세포 등으로도 확장성이 있다. 언급된 다양한 면역세포에서도 DGK 유전자를 제거했을 때 항암능이 향상되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임상 1상 진행 계획이 발표된 CTH-004와 CTH-401는 당시 기술이전된 Styx-T 플랫폼을 기반으로 카세릭스가 개발한 파이프라인이다. CTH-004는 CAR-T 세포치료제, CTH-401은 종양표지자의 일종인 TAG-72를 표적하는 유일한 NK세포치료제로, 둘 다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TAG-72는 전체 난소암의 85~90%에서 나타난다. 난소암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흔한 여성암으로 여성의 암 사망원인 5위를 차지하고 있어 치료제의 시장성이 큰 편이다. 난소암 치료제 시장은 2021년 기준 미국에서만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23억 달러(약 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기술이전 계약 체결 후 툴젠 측은 이듬해인 2022년을 Styx-T 기술 활용 후보물질의 임상 1상 개시 시점으로 언급해왔다. 하지만 임상 1상 개시 시점은 2022년에서 2023년 초로, 올해 하반기로 계속 연기됐다. 카세릭스는 비상장회사로 자금사정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기술이전 선급금도 툴젠에 지분으로 지급했음을 감안하면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기에는 이를 진행할 자금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점쳐진다.
올 초부터 임상 1상 개시를 위한 제반작업을 해 온 카세릭스는 지난 3월에는 CTH-004의 호주 임상시험을 위해 피터 맥컬럼 암 센터와 연구협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5월에는 CTH-004 개발에 대한 권리를 중국 의료산업 그룹인 순시에 기술이전했다. 해당 딜로 수취한 선급금과 이번에 진행할 17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까지 더해지면 두 후보물질의 임상 1상 비용을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툴젠 관계자는 “Styx-T 활용 후보물질들은 전임상단계에서 카세릭스와 공동개발해왔고 임상 1상은 카세릭스나 순시가 주관하되 필요한 부분에서는 협업하게 될 것”이라며 “계약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만약 마일스톤이나 다른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통한 특허양도(서브라이선스) 수익을 받는다면 CTH-004와 CTH-401 모두에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은경 (eee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매도 완전금지·양도세 완화?…오늘 김주현·이복현 주목
- '전설 속 롤렉스' 주인된 오지환, 그가 시계를 돌려주려는 이유
- “웬 남자가 내 옷을 껴안고는”…女집 침입, 비명에 도망간 이웃
- 지하철 손잡이 잡고 날아차기…중학생 무차별 폭행한 만취男
- 맘카페는 어쩌다 혐오의 대상이 됐나
- “29kg 빠졌다” 美 최신 ‘기적의 비만약’은 뭐가 다를까
- “美 CPI 호재에 오늘 韓 증시 오를 것”…3가지 포인트
- 29년 만에 우승 이룬 LG트윈스, 그들은 어떻게 성공을 이뤘나
- 美 금리 인하 내년 하반기에나…"등급 하향 이어질 것"
- 이동욱·임수정의 관객 플러팅…공감·연애 자극 '싱글 인 서울'[봤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