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보다 청년층 '인구유출'이 더 문제"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2023. 11.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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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축소지향의 시대
"부동산은 인구이동에 관심 가져야"

인구 감소는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인구가 늘어나는 곳에 전망이 밝습니다. 다양한 부동산 시장의 호재들을 살펴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호재들도 인구증가를 통해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교통 호재입니다. 교통호재는 정주인구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도 늘릴 수 있습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축소지향의 시대에는 출산에서 사망을 뺀 자연 증감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증감, 즉 '인구이동'이 더 중요합니다. 인구가 늘어나는 시기에는 사회적 증감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도시간 경쟁력의 차이로 인한 인구이동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안타깝게도 수도권 집중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지방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은 심화되는 중입니다. 더 유심히 살펴야 할 사항은 유출되는 인구의 특성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수요는 다양합니다. 크게 4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요의 양과 질, 그리고 범위와 계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인구와 가계를 뜻하는 수요의 양과 소득이나 자산을 의미하는 수요의 질은 성장의 시대에는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하지만 축소지향의 사회에서는 외부수요인지 내부수요인지를 나타내는 수요의 범위와 연령대별 인구수를 뜻하는 수요의 계층이 중요하게 됩니다.

지방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출의 대부분은 청년층이 차지합니다. 청년이 떠나면 출산율은 더욱 줄고 고령화는 가속화되어 기업도 떠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됩니다. 수요의 범위와 함께 계층까지 무너지는 현상도 벌어집니다. 청년이 떠난 도시는 고령화가 심화되며, 일자리가 없으니 청년들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수요의 범위는 축소지향의 시대에는 그 중요성이 더 커집니다. 왜냐하면 외부수요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내부수요란 지역 내의 수요로서 지역이 가지는 특성에 의해 규정되어 집니다. 따라서 내부수요는 상당한 한계를 가집니다. 내부수요 활성화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는 외부수요의 확대입니다. 지역경제에 대한 다수의 연구에서도 외부수요가 지역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짐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외부수요가 지역경제와 부동산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지방 부동산시장에서는 많은 한계를 가진 내부수요에만 기대어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국내가 되던 해외가 되던, 좋은 수요요인을 보유한 타 지역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확대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수도권보다는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외부수요가 더욱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나아가 외부수요를 고려할 때 항상 수요의 계층도 고민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부동산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은퇴(예정)자 보다는 젊은 층의 유입이 더 의미 있습니다. 특히 현재 주택시장에서 주력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20~30대의 연령층의 유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수도권 인구증가에 대한 청년 유입의 기여율이 78.5%나 된다는 점입니다. 청년층의 이동 증가는 기대소득 등 경제지표와 함께 문화의료 등 서비스의 지역 간 격차가 커진데 주로 기인한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서울과의 규모 차이가 큰 지역들이 이를 극복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권역 별 거점도시들을 육성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으로 부각됩니다. 이미 이를 실행하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비수도권에서 거점도시로의 이동이 수도권 집중을 억제한다는 결과가 나오는 중입니다. 권역별 메가시티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외부수요를 언급할 때 국내에만 한정되는 경향도 탈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별로 외부수요를 국내에만 한정한다면 '제 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이 초래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구의 증가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특정지역의 수요 증가는 필히 또 다른 지역의 수요 감소를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시각을 넓혀 해외 부동산 수요를 흡수한다면 지역 부동산시장의 발전과 함께 국내 경제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겁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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