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전 ‘매출 뻥튀기’ 의혹…당국 조사 착수
[앵커]
기술력을 앞세워 주식 시장에 상장해서 개미 투자자로부터 수천억원 대 자금을 끌어모았던 한 회사가 상장 뒤 실적을 공개한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2분기 매출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고 3분기 단 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상장 직전 내세웠던 매출 전망과 너무 달라섭니다.
상장 전에 기업이 매출 전망을 제대로 신고한 건지, 상장 주관사의 검증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금융감독원이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반도체 설계 회사 파두는 지난 8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상장 2주 전 최종 제출한 투자 설명서를 보면, 올해 예상 매출액은 1,203억 원.
1분기 매출은 177억 원이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상장 뒤 공개된 실적은 달랐습니다.
시가총액 1조 원대에 비해 2분기 매출은 5,900만 원, 3분기는 3억 원에 그친 겁니다.
투자설명서를 제출한 시기는 이미 2분기를 넘겨 3분기로 접어든 7월.
회사가 실적 부진을 알면서도 매출 전망치를 부풀려 상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파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려가지고 관련자가 아예 안 계시거든요. 그래서, 네. 내부에 지금 안 계셔가지고…"]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는 6월 말 기업 실사까지 하고도, 이런 매출 공백을 짚어내지 못했습니다.
[정의정/한국투자자연합대표 : "일반 투자자들이 그 분석을 불신하고 다시 뜯어보고 할 능력은 없기 때문에 증권사가 허투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거든요."]
논란이 커지자 회사 측은 2.3분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시장 침체에서 비롯됐고, 상장 진행 시점에서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4분기에는 기존 고객의 발주가 이미 재개됐다는 자료도 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그러나 이번 사안을 이례적으로 보고 상장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상완/금융감독원 공시심사실장 : "실적을 회사, 파두와 증권사가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만약에 알고 있었다면 왜 이렇게 신고서를 제출했는지 그 경위, 사유 등을 따져볼 예정입니다."]
공모가 3만 천 원이던 파두의 주가는 최고 4만 7천 원대까지 올랐지만 이번 쇼크로 만 7천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시장이 떠들썩해지자 코스피 상장을 이틀 앞둔 이차전지 관련 업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3분기 영업 손실을 봤다고 이례적으로 주주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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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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