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코스맥스, 화장품 비수기에도 빛났다
국내 호조…인디 뷰티 브랜드 성장세로 발주↑
중국선 한국콜마 성장, 코스맥스 수익성 감소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방식) 양대산맥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화장품 비수기인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국내 시장에서 성장이 이어졌고 해외 수출도 일본을 중심으로 늘어난 게 주효했다.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신생 브랜드의 증가와 현지 고객사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내년 실적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국내 주문 늘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 3분기 매출 51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다. 3분기 매출 기준 최고치다. 영업이익은 71.5% 늘어난 310억원이다. 올해 8월부터 ERP(전사자원관리시스템) 교체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이 있었음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한국콜마 그룹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하는 한국법인 매출은 18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늘었다. 엉업이익은 131억원으로 142% 뛰었다. 한국콜마 측은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되면서 인디 뷰티 브랜드 수요가 높아져 주문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코스맥스의 3분기 매출은 458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33억원으로 68.7% 늘었다. 국내법인 내수 성장 및 수출 매출이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코스맥스 역시 국내에서 호조를 보였다. 국내 법인 매출은 28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3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늘어난 258억원을 냈다. 리오프닝 효과로 내수시장이 호조를 보인데다, 한국 색조 제품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해외 신규 인디브랜드의 주문량이 증가한 덕을 봤다.
콜마, 중국 영업익 '흑전'
중국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콜마의 중국법인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3% 증가한 4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9억원 적자에서 3억원 흑자전환했다. 북경법인을 축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석법인이 성장을 견인해 호성적을 거뒀다.
선케어 위주에서 쿠션, 파운데이션, 에센스 등으로 제품 구성을 전환한 효과다. 또 3~5선 도시 현지 고객사들의 시장 침투율을 높인 것도 적중했다. 중국은 규모나 인프라 등에 따라 도시를 나눈다. 1~2선 도시에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이 포함된다면 그보다 규모는 작지만 인구가 많은 3~5선 내 중소 도시들을 공략한 셈이다.
반면 코스맥스의 중국법인 매출은 12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 감소했다. 순이익은 46억원으로 38.1% 줄었다. 코스맥스 측은 “장기간의 코로나19로 현지 소비심리가 위축된 게 지속된 영향”이라고 했다. 더불어 과거 3분기에 집중됐던 중국 광군제(11월11일) 매출이 고객사들이 시장을 보수적으로 바라보면서 4분기로 발주를 미룬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북미에선 양사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한국콜마의 북미법인 매출은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지만, 영업손실 27억원을 내며 적자가 지속됐다. 글로벌 고객사향 신제품 출시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매출이 다소 부진했으며, 특정 제품의 항공 운송 비용 등이 발생했다. 코스맥스의 미국법인 매출은 17.7% 줄어든 369억원, 순손실은 12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다만 코스맥스는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선 성과를 냈다. 코스맥스 인도네시아법인의 3분기 매출은 25.7% 늘어난 23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3.8% 증가한 9억원이다. 현지 주요 신규 인디브랜드 고객사 매출이 호조인데다 신규 고객사 매출이 확대됐다. 선케어, 유·아동용 화장품 주문량 증가 추세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태국법인은 매출이 2.9% 줄어든 66억원을 기록했지만 적자 폭이 줄었다.
4분기도 '밝다'
양 사 모두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 회복세가 전망됐다. 중국 현지 고객사들의 수요 증가와 제품 다변화가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코스맥스는 중국 현지 고객사의 신제품 개발 수요가 확대된 만큼 오는 4분기엔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중국에서 2024년 선케어 시장을 겨냥해 80개 이상의 고객사와 관련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 ODM 업계가 구조적 성장기에 있다고 평가한다. 국내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글로벌사의 아시아 접점 확대 모두 ODM 특수로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4분기 또한 중국법인의 더딘 회복은 불가피하지만 3분기와 마찬가지로 4분기에도 국내법인의 양호한 매출 증가가 이를 상쇄할 전망"이라고 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생산시설이 미비한 신생 브랜드의 증가와 일본, 미국, 동남아 내 한국 화장품 점유율 상승, 글로벌사의 아시아 거점 확대 등의 요인들은 구조적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내년 한국 인디 브랜드 수주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과 미국의 제품 믹스와 바이어 다변화 노력이 질적, 양적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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