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는 어쩌다 혐오의 대상이 됐나
-‘맘카페라는 세계’(사이드웨이)
운영자가 분석한 '맘카페 보고서'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클레이하우스)
엄마들의 관계를 탐구한 '전략서'
신간 ‘맘카페라는 세계’(사이드웨이)는 내부자의 시선으로 분석한 맘카페 보고서다. 저자 정지섭씨는 국책은행에서 10년간 일하다 아이를 키우느라 전업주부가 된 경우다. 5년째 수도권 지역의 맘카페 운영자로 활동중이다. 책에는 맘카페에 많은 엄마들이 빠져들고 의지하는 이유, 내부에서 펼쳐지는 소동, 이를 바로잡으려는 자정 노력과 좌절까지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맘카페가 번성하는 까닭은 이 시대 엄마들의 불안과 고립 때문이다. 혼자서 육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 사교육 등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 거짓 후기와 과대광고에 대한 불신 등이 엄마들을 맘카페에 접속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맘카페가 상업화와 정치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건 내 자녀 문제와 결부돼 있고, 지역 현안과 밀접하기 때문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예컨대 저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정치 글 금지’ 원칙을 세웠지만, 공공의대 설립으로 의료진이 파업을 선언했을 때 “오늘 동네 소아과 대부분 휴진인데, 아이가 갑자기 아픈데 어떡하죠”라는 글을 제한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다. 또 맘카페 회원들은 실사용자의 후기와 경험담을 원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매력적인 마케팅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또 “엄마들의 둥글둥글함이 모여 공감을 얻고, 이는 종종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한다. 공격성을 숨긴 “저만 불편한가요?”라는 표현이 동조를 끌어내며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가져오고, 정의를 실현한다는 신념이 강한 나머지 결국 저격 대상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말한다. “‘약자는 선량하다’는 함정이 나의 이기심을 강화하고 집단의 힘을 좇는 일로 이어졌던 건 아닌지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책은 맘카페 혐오에 숨어 있는 우리 시대의 무서운 퇴행도 서늘하게 드러낸다. 맘카페가 집중 공격을 받는 것은 일부 행태 때문이라기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 엄마 혐오, 아이 혐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브런치나 즐기면서” “애 있는 게 무슨 벼슬인가” 같은 말들이 대표적이다.
“파파카페도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도 담겼다. 저자는 “육아는 부모가 같이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먼저 필요하다”며 “우리 사화에 존재해야 하는 것은 부모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육아 커뮤니티일 것”이라고 했다.
엄마들의 관계를 탐구한 전략서
책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클레이하우스)는 엄마들의 관계를 탐구한 인간관계 전략서에 가깝다. 엄마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A부터 Z까지 정리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까지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이른바 ‘엄마들의 모임’은 기존에 맺어왔던 우정 기반의 관계가 아니라 아이 매개의 관계이다 보니 급속히 친해질 수 있고, 순식간에 등 돌릴 수 있는 관계”라는 얘기다. 이를테면 엄마들끼리 아무리 잘 맞아도 아이들끼리 서로 싫어하면 만나기 어려워지는 관계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만큼 비교도 질투도 많고,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받는다. 갈등이 생겨도 해결이 쉽지 않다”며 엄마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과 고민을 재구성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저자인 강빈맘은 처음 이같은 엄마들의 독특한 인간관계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다른 엄마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엄마들의 많은 요청으로 전자책에 이어 종이책으로 나온 것이다. 책에는 수많은 고민 상담과 털어놓기 힘든 내밀한 문제 분석을 비롯해 엄마들이 모임에서 지켜야 할 팁들을 소개한다. 자나깨나 말조심, 뒷담화의 선 지키기, 자식자랑 금지 등이 그것이다. 결국 무례한 상대에게서 나를 지키되, 건강한 관계의 방법론을 공유한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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