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 현상에 늘어나는 엔화예금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달러당 151.92엔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최고치인 10월21일의 1달러당 151.94엔에 근접했다. 엔·달러 환율이 이 수치를 넘어서면 엔화가치는 1990년 이후 약 33년 만에 최저점을 넘어선다. 최저점 접근 소식에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만전의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며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엔화가치 하락은 원·엔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14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5.98원을 기록했다. 지난 6일에는 867.38원으로 연중 최저점에 도달했다. 원·엔 환율은 연초엔 900원 후반대에서 움직였지만 최근 860∼870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각국 중앙은행이 고물가 대응을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펴고 있지만, 장기화 저물가 처지인 일본경제 때문에 일본은행이 상대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역대급 ‘엔저’(円低) 현상 원인으로 거론된다.
엔저 현상 장기화는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친다. ‘엔화 예금’ 증가세가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 중 엔화 보유액은 83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말 66억1000만달러 대비 17억7000만달러가 늘었다. 국내 주요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의 엔화 예금 잔액은 10월 말 1조1099억엔에서 지난 10일 기준 1조1596억엔으로 497억엔(약 4355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평균 주택 자산 3.1억원…3억원 이하 60%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2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올해 1월1일 공시가격 기준)은 3억1500만원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2021년(3억7600만원) 대비 6100만원 정도 하락했다. 10분위의 경우 2021년 평균 주택 자산가액이 14억84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2억1600만원으로 하락한 반면 1분위(하위 10%)의 주택 자산가액은 3000만원으로 전년과 변동이 없었다.
전체 가구의 주택 자산가액별 비중 변화를 보면 3억원 이하가 2021년 60.2%였지만 지난해에는 67.0%로 증가했다. 반면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같은 기간 23.0%에서 20.7%, 6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11.9%에서 9.0%로 각각 낮아졌다. 12억원 초과 가구의 비중 역시 2021년 5.0%에서 2022년 3.2%로 줄었다. 성별 기준으로 보면 남성은 상위 분위일수록 많이 분포돼 있었던 반면 여성은 하위 분위로 갈수록 많았다.
다주택자 가구의 비중은 줄었다. 주택 소유 가구 중 2건 이상을 소유한 가구는 315만4000가구(25.8%)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0.3%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2건 이상 주택 소유 가구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제주(32.6%), 전남(29.2%), 충남(29.1%) 순이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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