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성인용품에서 새벽의 리얼돌까지③[정윤하의 러브월드]

정윤하 기자 2023. 11.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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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보기 싫다는 이유로 뭔가를, 누군가를 죄인 취급할 순 없다. 리얼돌은 특별 성별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는 등의 성별 갈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앞서 말했듯 남성용 리얼돌도, 여성용 리얼돌도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단순한 성욕해소의 기능을 넘어 폐경기에 있는 여성이나 우울증을 가진 여성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법원은 성인용품 합법을 인정했고, 간통죄를 폐지했다. 이젠 리얼돌의 통관을 허용했다. 개개인의 행복을 위한 판결이라는 논리였다. 리얼돌도 마찬가지다. 이는 개개인의 권리에 대한 문제다. 리얼돌을 사용하는 이가 아무리 꼴 보기 싫다고 해도,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그것 또한 그 사람의 자유다.

무조건 통관을 막고, 괴롭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개인의 성문화를 존중하는 세계의 수많은 선진국이 미래 시장 가치를 지닌 리얼돌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을 빠르게 성장하는 이 기술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연구한다.



영미권에선 높은 이혼율을 이유로 리얼돌 산업의 긍정적 측면을 말하고 있다. 1자녀 정책에 의해 남녀 성비 불균형 완화를 위해 리얼돌의 역할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유럽의 몇몇 국가는 장애인, 노인 등 성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의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

2019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리얼돌의 통관을 허용했다. 이후 일부 시민단체들은 리얼돌 통관 판결을 허용할 수 없다는 시위를 하기도 했고, 모 국회의원은 리얼돌 제작, 판매, 소지를 규제하는 아동청소년보호법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왜 우리나라는 리얼돌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지? “미풍양속 위반입니다!” 수십년 전에 나오던 응대 매뉴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려야 한다고 했다. 나라님들이 개인의 성적 권리를 쥐어짜고 막아대도 동영상 시드는 언제나 있어왔고, 성 인식은 진보했으며, 성문화는 개방되어 왔다.

대법원이 리얼돌 통관 허용을 말한지 이제 4년, 여전히 세관은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일부 리얼돌을 적발하고 있고, 그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아직도 사회는 리얼돌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동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이란다. 암만 막아도 아침은 오기 마련이다.

정윤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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