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투수 많이 쓴다, 저런 경우 별로 없는데" 적장도 놀란 LG 불펜 무한리필…KS 우승공식도 깨버렸다

신원철 기자 2023. 11. 1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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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왼손 안 쓰던데 우리 오른손이랑 바꿔줄 수 있나."

또 LG 투수 운영에 대해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투수를 가장 많이 쓴 팀 같다.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누가 이길지 모르지만 LG가 우승한다면 진짜 투수를 많이 쓰고 이기는 팀이 될 거다. 보통 우승 팀은 5~6명 정도만 쓴다. 선발 4명, 중간에 3명 정도"라며 "정규시즌 1위로 기다리고 있는 팀이 그런 경우는 참 드물다. 뎁스는 정말 대단하다. 거기에 아담 플럿코도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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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이정용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왼쪽부터). ⓒ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kt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저기 왼손 안 쓰던데 우리 오른손이랑 바꿔줄 수 있나…."

이강철 감독은 지난 11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브리핑에서 잠시 정적이 길어지자 이런 농담을 던졌다. kt로서는 왼손 불펜투수 한 명이 정말 아쉬운 시리즈였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투수 12명을 넣었는데 왼손투수라고는 선발 자원인 웨스 벤자민 하나뿐. 그런데 상대는 선발 라인업 9명 가운데 7명이 왼손타자였다.

'좌우놀이'가 반드시 진리는 아닐지 몰라도 상대성에서 유리한 면을 가질 카드가 단 한 장도 없다는 점은 사령탑에게 아쉬운 일이었다.

kt는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 4경기 가운데 3경기에 왼손 필승조 조현우를 활용해 두산의 좌타 라인을 적절하게 차단했다. 그런데 조현우는 올해 발목 부상으로 5월 23일 경기를 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이강철 감독은 시리즈 내내 조현우를 그리워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어떻게 해서든 왼손 불펜투수를 하나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다.

▲ kt 조현우 ⓒ 곽혜미 기자

1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으니 아쉽지 않은 경기가 없겠지만, kt에는 8일 2차전이 가장 후회되는 경기로 남을 듯하다. kt는 1회 LG 선발 최원태의 제구 불안을 틈타 4-0 리드를 잡았다.

1차전을 잡은데다 1회에만 4점을 뽑으며 연승 분위기를 탈 수 있었는데 LG의 현란한 불펜 기용에 추가점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LG는 1회 2사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이정용(1⅔이닝 28구) 정우영(1⅓이닝 26구) 김진성(⅔이닝 13구) 백승현(⅔이닝 22구) 유영찬(2⅓이닝 22구) 함덕주(1이닝 11구) 고우석(1이닝 10구) 총 7명이 8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공격에서는 오스틴 딘의 적시타와 오지환의 솔로포, 김현수의 1타점 2루타와 박동원의 역전 2점 홈런이 이어졌다. kt는 결국 다 잡았다 생각한 경기를 4-5로 내주고 말았다.

▲ 이정용 ⓒ곽혜미 기자

시리즈 도중 이강철 감독은 아무리 정규시즌 1위 메리트를 안고 한국시리즈에 온 팀이라도 7명이 8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는 일은 쉽지 않다고 봤다. 그는 "시범경기 때 불펜게임을 해봤다. 여러 명 중에 한 명이 무너지지 않으면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양적으로 부족했다. 상대는 그렇게 나오니까 대타를 쓰려고 해도 투수가 준비를 하고 있어서 쉽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또 LG 투수 운영에 대해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투수를 가장 많이 쓴 팀 같다.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누가 이길지 모르지만 LG가 우승한다면 진짜 투수를 많이 쓰고 이기는 팀이 될 거다. 보통 우승 팀은 5~6명 정도만 쓴다. 선발 4명, 중간에 3명 정도"라며 "정규시즌 1위로 기다리고 있는 팀이 그런 경우는 참 드물다. 뎁스는 정말 대단하다. 거기에 아담 플럿코도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특히 LG 불펜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진 유영찬의 활약에 놀라워했다. 이강철 감독은 "유영찬이 계속 좋은 피칭을 해주더라. 시즌 때는 볼넷도 있었던 것 같은데 한국시리즈에 탁 튀는 선수로 나왔다. 그 선수가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당시 2경기 4⅓이닝). 갑자기 이렇게"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영찬은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5차전에서도 1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시리즈 합계 3경기 6이닝 1실점. 박동원과 함께 염경엽 감독이 예고한 '사비 상금 1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연봉 3100만원 선수의 반전이다.

▲ 유영찬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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