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이세창, 이혼 후 인류애 상실? "전세 사기→대포차 사기" [어저께TV]

박소영 2023. 11. 15.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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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배우 이세창이 전세 사기, 사업 사기 등 배신을 당한 충격으로 인류애를 상실한 상태를 털어놨다.

이세창은 14일 전파를 탄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나와 “사기꾼 잡는 사냥꾼”이라는 소개에 “전세 사기가 남 일 같지 않다. 저도 당했다. 피해자들 중 젊은 학생들은 사기꾼이랑 싸울 힘이 없지 않나. 저는 지인들 도움을 받아서 사기꾼 집 전체를 압류 걸어 받았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그는 “자꾸 무언가를 기억 못 할 때가 있다. 사람 얼굴을 기억 못 하는 게 제일 심하다”며 “동대문에 의상을 사러 새벽에 갔는데 익숙한 얼굴을 만나서 인사했다. 그런데 그쪽은 서먹하게 인사하고 가더라. 다음 날 생각났다. 나한테 사기친 놈이었다. 잡으러 다녔었는데 기억이 그제야 났다. 저한테 대포차를 판 놈이라 돈도 날리고 정말 고생했는데. 반갑게 인사하고 사업 힘내라고 하고 보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오은영은 “나한테 사기친 사람을 기억 못하는 건 위험하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적이 되는 사람은 기억해야 한다. 아프고 상처가 되거나 위험했던 일을 기억하는 건 자기 보호적인 측면인데. 너무 아프니까 기억을 못한다는 건 향후에 나를 보호해 나가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세창은 “누구를 만나는 게 무섭다. 촬영장에서도 헷갈려서 누군가 먼저 말을 걸어주길 기다린다. 한 번은 주인공이 안재욱이라더라. 반갑게 존대하며 인사했는데 안재욱이 ‘형 지금 장난치는 거지? 우리 옛날에 술도 먹고 친하게 지냈잖아’ 하더라.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도 리셋된 거다. 형동생으로 붙어 다녔다고 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방송에 안재욱이 나오면 연예인 안재욱 씨다 했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쿠버 다이빙 학생들 얼굴도 잘 기억 못한다. 이름을 기억 못하니까 숫자로 부른다. 진도도 꼬일 때가 있다. 극복하기 위한 노력? 제가 찾은 방법은 더 만나게 될 것 같은 사람이면 초면이어도 사진을 찍는다. 사진이랑 전화번호를 같이 입력한다. 이름 뒤에 부수적인 걸 많이 적어 둔다. 나름대로 표식을 해서 그룹을 짜 놓는다”고 덧붙였다.

누군가를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두드러진 건 10년 전부터다. 이세창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단기 기억 상실증이 왔다. 그때 이혼할 때였다. 자고 눈을 떴는데 ‘여기 어디야?’ 이랬다. 안방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집사람이 들어오는데 우리가 부부인가? 싶더라. 그런데 거실도, 내 차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병원에 가서 상담 받으니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서 뇌가 리셋됐다고 하더라. 일주일치가 싹 지워졌다. 그 후로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은 ”관계가 안 좋을수록 더 기억을 못하는 듯하다. 사람을 기억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상실 때문이다. 기본적인 애정이 있어야 타인에게 에너지를 투입한다. 인간에 대한 기본 애정이 상실 돼 있다면 타인과 마주한 시간을 의미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세창은 “사람한테 배신당한 게 제일 컸다. 제가 데리고 있던 직원이 배신 후 똑같은 사업을 창업했다. 투자자에게 회사를 빼앗기기도 했다. 출근하러 회사에 갔는데 직원들이 못 들어가더라. 대출 받아 다시 회사를 만들었는데 뜻대로 안 됐다. 쌓이고 쌓였다. 사람이 그땐 싫었다. 그때의 충격?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배신 안 당하려면 내가 더 강해져야겠구나 싶었다. 스스로 자학을 했다. 그 사람을 욕하기 전에 내가 약하기 때문에 배신을 당한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내비쳤다.

오은영은 “믿었던 사람한테 크게 배신 당하고 그때 받은 상처와 아픔 때문에 타인과 관계를 맺고 에너지를 교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으면 기억이 잘 안 날 수 있다. 상대방과의 만남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서울 기억, 절차 기억이 있다. 인간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관심이 없어진 상태다. 타인을 기억할 만한 여력이 없다. 의미 부여도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말에 이세창은 “배신 당한 후 화를 안 내려고 한다. 과거의 기억 때문에 화를 내고 그 기억을 갖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옛날 생각하면 힘드니까. 안 좋은 걸 빨리 털어내야 새로운 걸 받아들일 준비가 되니까. 화를 낸다고 그 일이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 이혼을 하든 딸을 빼앗기든 사업이 망하든 전 재산을 날리든 전세 사기로 쫓겨나든 모두 느낌이 똑같다. 화딱지 나는데 누르면 똑같다. 화를 피하게 되고 방법을 찾게 되고 내려놓게 되더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세창은 2013년 김지연과 이혼했던 때를 떠올리며 "이혼 직후 제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면 소파에 하루종일 그냥 앉아서 티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버틴 게 대견하고 자살 안 한 게 대견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애도 뺏겨 봤는데 네가 간다고 내가 아플 것 같아? 이런 마음"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를 본 오은영은 "감정을 다루는 게 서툴고 스스로 및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적절히 지각하고 이해하는 게 부족하다. 타인의 마음도 지각하기 어려울 거다. 그러면 주변인으로부터 무심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15년 전 배신과 10년 전 이혼 등 여러 아픔을 겪으면서 더욱 드러나게 된 문제"라고 안타까워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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