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이렇겐 못 보내” 부모는 외쳤지만…法 연명치료 중단에 희소병 아기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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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병을 앓던 영국 아기의 죽음이 논쟁거리가 됐다.
이탈리아 교황청 아동전문병원이 치료를 돕겠다고 나선 상황이었지만, 본국인 영국 법원이 아기의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하면서다.
그 뒤 부모는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제소했지만 유럽인권재판가 같은달 26일 내놓은 대답 역시 영국 법원의 판결에 항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영국 항소법원은 그레고리가 집에서 죽음을 맞게 해달라는 부모의 마지막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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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희소병을 앓던 영국 아기의 죽음이 논쟁거리가 됐다. 이 아기는 연명치료를 중단한 지 하루도 채 안 돼 세상을 떠났다. 이탈리아 교황청 아동전문병원이 치료를 돕겠다고 나선 상황이었지만, 본국인 영국 법원이 아기의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하면서다.
13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희소병을 앓던 영국 아기 인디 그레고리가 이날 새벽 1시45분께 8개월의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그레고리는 영국 노팅엄의 퀸스 메디컬센터에서 호스피스로 옮겨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지 하루도 채 안 돼 숨을 거뒀다.
그레고리의 아버지는 입장문에서 “화가 나고 가슴이 아프고 부끄럽다”며 “국가보건서비스(NHS)와 법원은 인디가 더 오래 살 기회를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인디가 원래 살던 가정집에서 죽음을 맞이할 존엄성도 빼앗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태어난 그레고리는 희소병으로 알려진 미토콘드리아병을 앓았다. 태어나자마자 영국 노팅엄의 퀸스 메디컬센터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그레고리는 지난 9월 의료진으로부터 연명치료 중단을 권고받았다. 부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정 다툼까지 벌였지만 모두 패소하거나 기각당했다.
영국 고등법원은 지난달 13일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것이 그레고리에게 “최선의 이익”이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부모가 항소했지만 이 역시 같은달 23일 기각됐다. 그 뒤 부모는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제소했지만 유럽인권재판가 같은달 26일 내놓은 대답 역시 영국 법원의 판결에 항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같은달 30일 교황청이 운영하는 이탈리아 로마의 아동전문병원인 제수 밤비노 병원이 그레고리의 치료를 돕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영국 고등법원은 지난 2일 그레고리를 로마로 이송해달라는 부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득력 있는 새로운 의학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부모가 다시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지난 4일 기각했다.
아울러 영국 항소법원은 그레고리가 집에서 죽음을 맞게 해달라는 부모의 마지막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한 뒤 합병증에 대처하고 그레고리가 겪을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준 것이다.
이번 사건은 2018년 연명치료 논쟁을 불러일으킨 23개월 된 영국의 알피 에번스 사건과 판박이다.
당시에도 희소병으로 영국 리버풀의 한 병원에 입원했던 에번스의 부모는 연명치료 중단을 권고받고 법정 다툼을 벌였지만 패소했다. 그 뒤 제수 밤비노 병원이 연명치료 지원 의사를 밝히자 이탈리아 정부는 에번스에게 시민권을 발급했다. 그러나 영국 고등법원은 끝내 에번스에 대한 사법 관할권이 영국에 있다며 이송을 허용하지 않았고, 그는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자 닷새 만에 숨졌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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