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끝났다’ 낙관론 팽배…나스닥 2.37%↑[월스트리트in]

김상윤 2023. 11. 1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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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CPI 전년비 3.2%↑, 전월비 보합
침체 없이 물가 둔화…골디락스 기대감↑
국채금리 급락…10년물 4.45%까지 내려
12월 인상 가능성 0.2%…내년 5월 인하 68.1%
테슬라 6.12% 급등…달러인덱스 1.5% 급락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시장이 모처럼 환호했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최소한 연준이 더는 추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내년 5월경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이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골디락스’ 희망도 강화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전화를 하며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AFP)
에너지 가격 하락에 CPI 상승률 3.7→3.2% 뚝

1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CNBC 등에 따르면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3% 급등한 3만4827.70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91% 오른 4495.70,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2.37% 상승한 1만4094.38에 장을 마쳤다.

11월 들어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7.2%, 5.4%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도 9.7% 상승해 지난 1월 이후 월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물가상승률(전년동월대비) 추이 (그래픽=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는 투자자들의 투심을 끌어 올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3%)를 소폭 밑돌았다. 직전월 상승률(3.7%) 대비 크게 둔화했다.

CPI는 전월 대비로는 보합(0.0%)이었다. 역시 시장 예상치(0.1%)보다 밑돌았고 전월 상승률(0.4%) 대비 크게 하락했다. 식품가격(전월비 0.3%) 상승분을 에너지 가격 하락(2.5%)을 상쇄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0%,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4.1%, 0.3%였다. 여전히 연준 목표치 대비 2배 높은 4.0%이긴 하지만, 2021년 9월 이후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다. 6%를 넘던 수치가 4%까지 내려온 셈이다. 근원물가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보다 중시 여기는 지표다. 그만큼 연준이 긴축 싸이클을 끝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진 셈이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서다. 에너지물가는 전월대비 2.5% 하락했다. 특히 휘발유는 5.0%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해서는 각각 4.5%, 5.3% 하락했다. 중고차 가격도 전월대비 0.8% 하락했다. 전년동월 대비해서는 7.1%나 하락할 정도로 중고차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국채금리 급락…10년물 4.45%

물가 둔화 소식에 국채금리도 급락했다. 오후 4시 20분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8.0bp(1bp=0.01%포인트)나 급락한 4.456%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2.4bp 내린 4.634%,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무려 20.3bp 떨어진 4.842%를 가리키고 있다.

경기 침체 없이 물가가 둔화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경제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기대감을 키웠다. 노스 스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에릭 쿠비는 “시장 전체가 골디락스의 순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다음달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0.2%로 급락했다. 전일만 해도 14.5%였는데 아예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32.7%,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68.1%를 나타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그래픽=CNBC)
근원물가 여전히 4%…인플레 전쟁 승리 일러

물론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에너지 가격 하락에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3.2%까지 떨어졌지만 기조적 물가상황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4%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목표치 대비 여전히 2배 수준인 만큼 연준 입장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브라이언 로즈는 “기본적으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너무나 높고 노동시장도 여전히 뜨거워서 연준이 인플레 전쟁 승리를 선언하고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고 평가했다.

연준내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PI 보고서에 대해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길에는 항상 약간의 장애물이 있다”며 들끓은 시장에 경계심을 보였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역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민스터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2%로 완만하게 가고 있음을 확신할 수 없다”면서 “인플레이션 수치는 낮아졌지만,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코로나19 시기 가격 급등이 부분적으로 되돌린 데 따른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주거비 인플레이션은 역사적인 수준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10월 임대료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전월대비 0.3% 올랐다. 직전월인 9월(0.6%) 보다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동기와 대비해서도 6.7% 올랐다.

테슬라 6.12% 급등…달러인덱스 1.5% 급락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성장주,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테슬라는 6.12% 급등했고, 메타 2.16%, 아마존 2.25%, 엔비디아 2.13%, 구글 모회사 알파벳 1.16%, 애플 1.43%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보합 수준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보합인 배럴당 78.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5센트 하락한 82.47달러를 기록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분석가 필 플린은 “중동에서 공급에 차질이 없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에 전쟁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도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는 오후 4시20분 기준 1.49%나 급락한 104.06을 나타내고 있다. 연일 치솟던 달러·엔 환율도 0.94% 하락하며 150.30엔까지 내려갔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1.34%, 프랑스 CAC 40 지수는 1.39%, 독일 DAX 지수는 1.76% 상승했다. 영국 FTSE100 지수도 0.20% 오른 채 마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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