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마트, 명일점 끝으로 점포매각 중단...중동점·문현점도 안 판다
점포 본격 매각 추진 3년만...중동점·문현점도 매각 않기로 방침 정해
성수점·가양점 등 핵심 점포 매각 후 본업 경쟁력 훼손 지적...쿠팡에 매출 추격 결과 초래
유동성 부담 완화·점포 임차료부담 증가도 원인
이마트가 오프라인 성장 정체와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하던 점포 매각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한채양 대표 취임 이후 ‘외형 확장을 통한 성장 기반 마련’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점포 매각을 본격 추진한 지 3년 만에 이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이마트는 최근 성수점·가양점 등 핵심 점포를 매각한 후 본업 경쟁력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결국 3분기 연속 쿠팡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재 매각 관련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이마트 명일점 매각을 끝으로 더는 점포를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 명일점은 지난해 8월 매각에 대한 이사회 의결이 이뤄졌으며, 딜로이트안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우선협상자인 캡스톤자산운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이마트 고위관계자는 “내년에는 부지를 확보해 신규 출점을 재개할 것”이라며 “점포 매각과 관련해서도 매각이 진행 중인 점포들을 끝으로 점포 매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명일점과 비슷한 시기 매각을 추진했던 중동점과 문현점도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마트 중동점은 지난해 3월 시행사인 알비디케이콘스(RBDK)가 입찰에서 3811억원을 써내 우선협상자 자격을 얻어 초고층 주상복합 시설을 건립하겠다고 했지만,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개발 계획이 무산됐다. 이마트는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재매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매각을 추진하던 문현점 역시 매각에 난항을 겪었고, 이번에 매각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2019년 10월 13개 점포의 토지와 건물을 매각한 뒤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에 나선 후 지속해서 점포 부지와 건물 매각을 진행해 왔다.
2021년 5월에는 이마트 가양점과 별내점 주차장 부지를 매각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이마트 성수점과 함께 있던 본사 건물을 크래프톤에 매각했다. 이마트 감삼점과 동광주점 등도 지난해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2019년말 기준 전국에 15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작년말 기준 157개로 줄었다.
해당 기간 이마트 덕이점·서부산점·상무점·동광주점·인천공항점·감삼점·이문점 등의 영업이 종료됐고, 스타필드 매장이 개점하면서 이마트 감소 분을 충당했다.
한창 추진되던 점포 매각을 중단키로 한 것은 지난 9월 신임 이마트 대표에 오른 한채양 대표가 오프라인 점포를 강화하는 등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밝힌데 따른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그간 수익성이 악화한다는 이유로 출점을 중단하고 일부 점포를 폐점했지만, 내년부터는 우리의 영업 기반인 점포의 외형 성장을 재개하겠다”라며 “내년 5개 점포 부지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프라인 유통이라는 본업에 집중하겠다”고 공표했다. 앞서 이마트가 G마켓, W컨셉, 신세계야구단, 미국 와이너리 등 인수·합병(M&A) 자금 마련을 위해 성수점 등 주요 점포 매각을 추진한 것과 대치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강화의 균형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유동성 부담 완화와 세일앤리스백에 따른 임차료 부담 등도 점포 매각 중단의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올해 3분기 유동비율(단기채무를 지불할 수 있는 기업능력의 척도)은 65.5%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 높아졌다. 유동 자산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이마트의 올해 3분기 유동자산은 6조87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늘었다.
점포 임차로 인한 부담도 커졌다. 점포 임차료 등이 포함된 리스부채의 상환규모는 올해 3분기 369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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