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아니면 프리미엄"…해외여행 소비 평균 실종

엔데믹 후 해외여행 회복세에 두드러진 현상
주요 여행사 '프리미엄' 판매에 더 집중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최고가와 최저가만 살아남는 현상인 '평균 실종'이 해외여행 수요에도 차츰 나타나고 있다.

엔데믹 이후 환율과 물가가 높아진 가운데 해외여행 소비 심리는 코로나19 이전까지 빠르게 회복하면서 그 결과 최저가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 모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노랑풍선(104620)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체 해외여행 상품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저가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 모두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각각 약 24%p, 32%포인트(p)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개 저가 상품은 '합리적인 가격'을 중점으로 둔다. 대부분 가이드·기사 경비, 선택 관광 비용을 포함하지 않는 대신 쇼핑센터를 반드시 방문해야 하며 특가 좌석 또는 저비용 항공사를 탑승하고 시내와 다소 거리가 있는 숙소를 숙박하게 된다.

반면 '프리미엄 여행 상품'은 기존 패키지에 필수 요소인 가이드·기사 경비, 쇼핑센터 방문, 선택 관광 등을 제외하고 4~5성급 숙소 숙박, 최소한의 이동, 비즈니스석 탑승, 소규모 인원 등을 보장한다.

같은 지역과 기간일지라도 상품 가격은 4배 가까이 차이난다. 노랑풍선이 판매하는 이탈리아 9일 여행을 비교하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프리미엄 상품의 경우 669만원부터 시작하는 반면, 저가 상품은 179만원부터 시작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여행업계에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고객 선점을 위해 일률적이었던 기존 패키지를 넘어 각 연령층에 맞는 테마형 프리미엄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자니아 세렝게티 여행.(하나투어 제공)

사실상 주요 여행사들은 저가 상품보다는 '프리미엄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하나투어(039130)는 새로운 패키지의 기준으로 '하나팩2.0'을 내세웠다. 해당 패키지는 기존 여행 일정 중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쇼핑 센터 일정을 배제하고 현지 맛집과 핫플레이스, 시내 중심 호텔 숙박 등으로 상품을 구성해 고객 만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도 하나팩2.0 중심의 프리미엄 패키지 판매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평균 판매가가 높은 유럽 등 장거리 지역에서 하나팩2.0 비중이 72%로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대부분 상품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하나투어의 하이엔드 맞춤여행 브랜드 제우스월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502% 증가했다.

모두투어(080160)의 경우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 판매 비중을 코로나 이전보다 10%p 늘려 30%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프리미엄 패키지 판매 비중은 3분기 전체 예약률 중 22%, 4분기는 23% 차지했다"며 "이는 2019년 대비 각각 16%p, 17%p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항공사들은 해외 관광청과 함께 겨울여행 수요를 대비해 잇따라 '초저가'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다.

에어서울은 필리핀관광청과 보라카이행 편도 항공권을 14만원대 판매하는 특가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보라카이 요트 호핑투어를 선착순 50명 무료, '공항~보라카이섬' 이동 서비스 약 10% 할인 등의 혜택을 내걸었다.

티웨이항공은 일본정부관광국와 함께 일본 소도시 특가 프로모션에 나선다. 할인 코드 입력하면 항공권 가격을 할인해 주는 행사로 '인천~후쿠오카' 편도 항공권의 경우 9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