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또… 정유업계, '횡재세' 논의 재점화에 속앓이
15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유사와 은행을 상대로 한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국민들 삶이 벼랑 끝인데 유가 상승과 고금리 때문에 정유사와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민생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사를 콕 찝은 이유는 하반기 들어 정유업계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매출 19조8891억원, 영업이익 1조5631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2%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1068억원 적자에서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주력인 석유사업에서만 1조1125억원의 수익을 냈다.
에쓰오일(S-Oil) 3분기 매출 8조9996억원, 영업이익 85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7.9% 상승했다. GS칼텍스는 올해 3분기 전년동기에 비해 71.1% 증가한 95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HD현대오일뱅크는 3분기 영업이익이 2620억원으로 전년보다 32.6% 줄었지만 직전 분기 영업손실 965억원에 비해선 흑자전환했다.
정유사는 이 같은 회정유업계의 실적 호조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강세 덕분이다. 올해 3분기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6월 평균 배럴당 74.6달러에서 9월 평균 배럴당 92.0달러까지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상승해 정유사업의 이익 개선에 보탬이 됐다.
정제마진 역시 올 상반기 배럴당 4~5달러 수준을 유지하다 7월 들어 상승하기 시작해 9월 셋째 주 14.3달러까지 치솟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됐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는 "물가는 최대 폭으로 오르고, 실질소득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는데 정유사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87.3% 늘었다"며 "정유사의 고에너지 가격에 따른 횡재세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횡재세 논의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도 정유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자 국회에서 정유업계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에는 여당인 국민의힘도 횡재세 추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정유업계의 실적이 고꾸라지자 횡재세 논의는 중단됐다. 이후 하반기 실적 반등이 시작되자 곧바로 횡재세 도입 논의가 재점화되자 정유업계의 불만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유사가 힘든 시기를 거치고 올해 2분기에도 대다수의 정유사가 적자로 전환했을 때에는 지원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다가 수익을 내니 횡재세를 매기겠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인세 등을 성실히 납부하는 상황에서 횡재세를 추가로 부과한다는 건 사실상 이중과세를 하겠다는 게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유사의 이익 개선에는 업황 호조 외에도 사업구조 고도화, 체질개선, 재정관리 등 기업의 자구 노력도 함께 포함돼 있다"며 "단순히 시황만을 근거로 '정유사가 이득을 보고 있다', '정유사만 횡재를 했다'는 식으로 몰아가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횡재세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회사들이 대외 여건 변경에 의해서 손해를 보면 국가가 보조금을 줘야 되나. 그렇게는 못 하는 것 아닌가"라며 "횡재세라기보다는, 환경이 좋아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그건 역시 기존의 누진적 세금체계를 통해서 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횡재세 도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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