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혀야 산다…생성형 AI 시대, ‘열’받는 GPU 서버 ‘냉각 전쟁’

데이터센터 소비 전력 40%가 서버 냉각에 쓰여…전력 절감 ‘과제’
SKT, 기름에 넣어 식히는 ‘액침냉각’ 시스템, 내년부터 본격 도입
LGU+ 외부 공기 끌어들여 50% 절감…네이버는 자연 바람 활용도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내부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의 열을 식히는 문제가 관련 기업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GPU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이 수십배 더 소모된다.

14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IDC 전력 소비 추정치는 240~340TWh(테라와트시)로, 연간 국내 사용량의 42~60%에 이른다. 이처럼 방대한 IDC 전력 사용량의 40%가량이 서버 냉각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SK텔레콤 직원들이 인천사옥에 설치된 ‘액침냉각’ 테스트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자연스레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저전력 고효율 냉각 기술’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이동통신 업체인 SK텔레콤은 각종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 속에 넣어 식히는 차세대 열관리 방식인 ‘액침냉각’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액침냉각 전문회사인 미국 GRC의 설비와 다양한 제조사의 테스트용 서버, SK엔무브의 특수 냉각유로 SK텔레콤 인천사옥에 관련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서 4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 ‘공기냉각’보다 전력이 37% 절감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SK텔레콤의 액침냉각 시스템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키거나 팬을 통해 냉각하는 기존 ‘공랭식 시스템’과 달리 전기는 통하지 않고 열전도는 높은 특수 냉각유에 서버를 직접 담가 냉각하는 ‘유랭식 시스템’이다. 공기보다 열전도가 훨씬 높은 특수 냉각유를 사용해 직접 서버 장비의 열을 흡수하고, 공기냉각에 필요한 서버의 송풍기를 제거함으로써 전력 절감을 이끌어냈다. 테스트 결과 서버 성능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SK텔레콤은 자사 AI 서비스 전용 IDC를 이달 인천사옥에 구축한 뒤 내년부터 액침냉각 시스템을 본격 적용할 방침이다.

조동환 SK텔레콤 최고정보책임자는 “액침냉각 기술 보급과 확산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액침냉각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인텔의 경우 2021년 8월 액침냉각 기술 개발을 위해 이 분야 선두 기업인 스페인 서브머와 협력을 발표했다. 지난해 1월에는 AI 고성능 컴퓨팅 부분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적용하고자 GRC와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경기 안양의 평촌2데이터센터 상층부에 팬을 설치하고 냉각 공기량을 늘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또 내부 온도 관리 시 차가운 외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도입했다. 바깥 온도가 24도 이하일 때는 차가운 외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기존 센터 대비 냉방 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무동은 지열을 활용해 냉난방을 하고, 태양광 설비와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력 사용량을 줄였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전경. 네이버 제공

네이버도 최근 문을 연 IDC ‘각 세종’에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인 ‘나무3’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나무3는 자연 바람을 활용해 뜨거운 서버실을 식힌다. 외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선 자연 외기를 에어필터에 통과시킨 다음 바로 서버실을 냉각하고, 서버실 열기를 머금은 공기는 옥상 외부로 배출한다. 양방향에서 자연 외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부채꼴 형태로 꺾어서 건물을 배치하기도 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