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만 빛나는 ‘흉년’ FA 시장? 그렇다면 이 팀을 주목하라[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밀워키가 겨울 시장을 흔들까.
텍사스 레인저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2023시즌의 막을 내린 메이저리그는 이제 본격적인 스토브리그에 돌입했다. 단장 회의가 진행됐고 이제 모든 구단과 에이전트, FA 선수들은 윈터미팅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FA 시장에는 '역대급' 최대어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오타니 쇼헤이. 하지만 오타니를 제외하면 시장을 뜨겁게 달굴만한 특급 FA는 많지 않다는 평가. 블레이크 스넬, 코디 벨린저, 애런 놀라, 조시 헤이더 정도가 오타니의 뒤를 잇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평양을 건너오는 한국과 일본의 선수들에게 큰 관심이 모이는 것도 이런 시장 상황과 맞물려있다.
FA 시장이 '풍년'이 아닐 경우 구단들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 바로 트레이드 시장이다. 트레이드는 팀의 전력을 아주 효과적으로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올겨울 트레이드 시장에서는 어쩌면 밀워키 브루어스를 주목해야 할지도 모른다. 밀워키는 뛰어난 기량의 '예비 FA' 선수들을 여럿 보유한 팀. 그리고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스몰마켓'으로 분류되는 구단으로서 연봉계약과 관련해 선수들의 불만을 많이 사는 팀이다. 올겨울 트레이드로 팀을 떠날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이 여럿 있다는 의미다.
밀워키의 대표적인 '예비 FA'는 원투펀치인 코빈 번스와 브랜든 우드러프다. 두 우완 에이스는 모두 2024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2021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29세 번스와 비록 부상 경력이 있지만 2021년 사이영상 5위에 오른 우드러프는 모두 로테이션을 이끌 수 있는 에이스들이다.
밀워키는 이미 지난 겨울 연봉 협상 과정에서 팀 에이스인 번스와 갈등을 빚었다. 74만 달러를 아끼기 위해 연봉조정 위원회까지 가는 줄다리기를 펼친 끝에 번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번스는 이미 구단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상황. 내년시즌 종료 후 밀워키에 남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밀워키 입장에서도 드래프트 지명권 1장보다는 트레이드로 더 많은 유망주를 얻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2021-2023 3시즌 동안 93경기 562.2이닝을 투구하며 33승 21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한 번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중 하나다.
번스보다 부족한 내구성으로 2020-2021시즌 단 두 번 밖에 규정이닝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우드러프도 가치있는 투수다. 본격적인 빅리거로 활약을 시작한 2019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 동안 103경기 595이닝을 소화했고 41승 23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건강만 하다면'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드러프를 원할 구단도 충분히 많다.
또 한 명의 예비 FA는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 1995년생으로 아직 젊은 아다메스는 정교함은 다소 부족하지만 장타력과 견고한 수비력을 가진 선수다. 중앙 내야수가 필요한 구단이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올시즌에는 선구안도 발전해 출루율 상승도 이뤘다. 20개 이상의 홈런과 0.750 전후의 OPS를 기록할 수 있고 뛰어난 수비 능력까지 동시에 갖춘 중앙 내야수는 흔하지 않다.
아직 FA 자격 취득까지는 1년이 더 남아있지만 불펜투수 데빈 윌리엄스도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빅리그 5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 중인 28세 우완 윌리엄스는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아 36세이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시즌 도중 조시 헤이더를 트레이드 한 밀워키의 행보를 감안하면 윌리엄스도 충분히 트레이드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최근 6시즌 중 3번이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5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오른 밀워키지만 변화의 시기도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밀워키는 이미 구단 역대 최장수 사령탑이었던 크랙 카운셀 감독과도 결별했다. 과연 밀워키가 올겨울 '대어급' 선수들을 내놓으며 트레이드 시장의 중심에 설지 주목된다.(자료사진=아메리칸 패밀리 필드)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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