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해야 했던 삼성, 기회 얻지 못한 에이스

손동환 2023. 1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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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기회는 이정현(189cm, G)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서울 삼성은 지난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안양 정관장에 63-81로 졌다. 시즌 첫 6연패. 2승 8패로 단독 9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은 2021~2022시즌 9승 4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삼성의 승률은 약 16.7%. 전적과 승률이 말해주듯, 삼성은 최악의 시즌을 치렀다.

최악의 시즌을 치른 삼성은 선수단 구성을 바꿨다. 먼저 선수단을 이끌 수장부터 교체했다. 은희석 감독을 새롭게 임명했다.

삼성은 은희석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FA(자유계약)로 풀린 대어급 자원을 은희석 감독에게 선물했다. 은희석 감독과 현역 시절을 함께 했던 이정현(189cm, G)이 그랬다.

이정현은 KBL 최고의 승부사 중 한 명이다. 클러치 능력으로 2016~2017 안양 KGC인삼공사의 통합 우승을 주도했고, 전주 KCC에서도 승부처를 책임졌다. 그런 이정현이 승리를 필요로 하는 삼성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정현이 합류한 후에도, 삼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2022~2023시즌 역시 최하위(14승 40패)로 마쳤고, 2023~2024시즌 또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현이 나서야 한다. 이정현만큼의 경쟁력을 지닌 선수가 삼성에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관장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정현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이 빠른 백 코트 자원들(김시래-김무성-최승욱)을 먼저 내보냈기 때문.

그러나 삼성의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대릴 먼로(196cm, F)와 이종현(203cm, C)의 합작 플레이를 막지 못했기 때문. 정확히 이야기하면, 먼로의 패스와 이종현의 골밑 득점을 제어하지 못했다.

삼성 벤치는 1쿼터 종료 2분 25초 전 이정현을 투입했다. 공격력 좋은 아반 나바(184cm, G)와 함께 들어갔다. 그러나 이정현이 반전할 시간은 짧았다. 삼성 또한 14-26으로 1쿼터를 마쳤다. 생각보다 큰 열세에 놓였다.

이정현은 2쿼터에도 코트를 밟았다. 그렇지만 2쿼터 시작 1분 30초 넘게 어떤 기록도 남기지 못했다. 자신보다 10cm 넘게 큰 정효근(200cm, F)의 압박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 또, 정효근을 넘어서도, 정관장 장신 자원과 미스 매치. 수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정현은 꽤 답답한 환경에서 경기해야 했다. 삼성도 이정현의 상황을 알아챘다. 그래서 삼성 벤치는 지역방어를 꺼냈다. 그리고 코피 코번(210cm, C)이 이정현 대신 정관장 수비 진영을 폭격. 삼성은 이정현의 활약 없이도 추격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리고 이정현이 코번을 활용했다. 3점 라인에서 핸드-오프하려는 코번에게 다가갔다. 먼저 볼을 잡은 후, 자신을 압박하는 박지훈(184cm, G)과 몸싸움. 박지훈의 파울을 유도했다. 정관장이 팀 파울에 걸렸기에, 이정현은 자유투 라인에서 2점을 적립할 수 있었다.

삼성의 볼 흐름이 좋지 않았다. 이정현은 죽은 볼을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빠른 타이밍에 3점 시도. 슈팅 밸런스를 잃었음에도, 정효근으로부터 파울을 얻었다. 자유투 3개 중 1개만 성공했지만, 삼성과 정관장의 간격을 조금이라도 좁혔다. 삼성과 정관장의 전반전 종료 시 점수는 39-46이었다.

자유투로 혈을 뚫은 이정현은 3쿼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삼성은 정관장과 힘싸움에서 서서히 밀렸다. 3쿼터 종료 2분 29초 전 49-58로 밀렸다. 공격력 강화를 원했던 은희석 삼성 감독은 이정현을 그때서야 투입했다.

하지만 이정현은 정효근과 또 한 번 맞섰다. 힘과 피지컬로 뚫기 어려운 상대. 순간 스피드로 공략했지만, 림과 가까운 곳에서 공격하지 못했다. 이정현의 공격 성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정현의 3쿼터 야투 성공률은 0%(2점 : 0/1, 3점 : 0/1). 삼성 또한 두 자리 점수 차 열세(51-64)로 3쿼터를 마쳤다.

삼성은 김시래와 나바를 4쿼터에 투입했다. 김시래의 스피드와 나바의 슈팅을 추격 옵션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두 선수의 강점 모두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삼성은 56-74로 밀렸다. 남은 시간은 6분 17초.

삼성은 그때서야 이정현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정현이 뛴다고 해서, 삼성은 경기를 뒤집기 어려웠다. 점수 차가 컸고, 시간은 촉박했기 때문이다.

삼성과 이정현 모두 분위기를 반전해야 했다. 하지만 반전은 이정현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물론, 이정현은 억울할 수 있다. 삼성이 뒤집어야 할 때, 이정현은 벤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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