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SSUE]혹사 우려 '철기둥' 김민재 선발 강행 or 배려…클린스만 전략 시험대
[스포티비뉴스=목동, 이성필 기자] "방법은 휴식이다. 이틀 쉬고 재충전하고 준비해야 한다."
오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시작하는 축구대표팀에는 고민 아닌 고민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큰 걱정과 우려는 중앙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혹사 걱정이다. 김민재는 올 시즌 시작 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뮌헨에 입단했다. 프리시즌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경기에 나섰다.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모든 경기에 나섰다. 수비 파트너인 마테이스 데 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돌아가며 부상, 김민재가 실질적인 수비 리더를 맡았다.
'철기둥' 김민재지만, 언제 부상이라는 폭탄이 터질지 알 수 없다. 김민재 측 관계자는 "지금 있는 힘 다 쥐어짜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라며 쉽지 않은 여정을 소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른 팀도 아니고 세계 최정상권 팀에서 경기하니 이전보다 집중력과 에너지 소모는 더 많아진다.
독일 매체 슈포르트1은 14일 김민재를 평가하며 분데스리가 11경기 959분 출전, UCL 4경기 360분,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경기, 슈퍼컵 1경기 등 총 17경기에서 1453분을 소화했다. 뮌헨 내 3위의 출전 시간이다. 최근 분데스리가-UCL-포칼 16경기 연속 풀타임이다. 중간에 9월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유럽 원정 2연전 풀타임, 10월 국내에서 열린 튀니지 풀타임, 베트남 78분까지 더하면 20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다.
혹사론이 생기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후반 체력 저하에 따른 수비 집중력 문제로 실점하는 등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보기 어려웠던 모습도 노출 중이다.
이를 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6일 싱가포르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4차전 라이온시티-전북 현대전 출장에서 스포티비뉴스를 비롯해 국내 일부 취재진과 만나 김민재 체력 관리를 두고 "방법은 휴식이다. 이틀 쉬고 재충전하고 준비해야 한다. 6~7개월 동안 선수들의 모습을 봤다. 대표팀에 오는 것을 행복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선수로서 피로도는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다. 경기에 출전하면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다"라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 스스로 극복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부 효과가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클린스만의 생각이다. 그는 "힘들어도 운동장에 나가 팬들의 함성과 에너지를 받으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고 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은 피곤할 수밖에 없다. 휴식을 잘하고 충전하며 준비해야 한다"라며 지극히 원론적인, 과학적 관리와는 조금 거리가 먼 시각을 드러냈다.
일단 김민재는 지난 13일 첫 훈련에서 목동종합운동장에 오지 않고 숙소인 여의도 특급 호텔 내의 피트니스 시설을 활용해 몸을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김민재가 자신의 몸 상태를 클린스만 감독과 상의했다. 배려와 관리를 받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귀국 후 사흘 뒤 경기가 이어지는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6만 4천 장의 표가 모두 팔려 국민적 관심도를 반영한다고는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싱가포르를 상대로 조직력 점검 차원에서 김민재를 내보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숙고가 필요한 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차라리 21일 중국과의 2차전에 김민재를 내보내고 싱가포르전은 쉬어 가거나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면 교체로 휴식의 여유를 주는 센스도 필요해 보인다. 익명을 원한 K리그 A구단의 B감독은 "김민재가 사나흘 간격으로 뛰고 유럽 내에서도 튀르키예 원정 이동을 한 것으로 안다. 국내로 오는 이동까지 고려하면 피로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다. 경기 출전 조절을 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아 축구를 잘 모르고 싱가포르전이 북중미 월드컵의 첫 출발이라 완벽한 주전으로 나서려는 의지가 충만하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축구에서 절대 쉬운 경기는 없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프로팀이 전북과 울산 현대를 상대로 낸 결과를 잘 알지 않나. 바이에른 뮌헨도 포칼에서 3부리그 팀에 패해 탈락한 결과도 있다. 이번 2번의 2차 예선 경기도 쉽지 않다고 본다"라며 총력전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로 치른 2019년 9월 10일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도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손흥민 중심으로 뛰었지만, 전반 13분 나상호(FC서울)의 선제골 이후 수비 공략을 제대로 못해 애를 먹었다. 후반 37분에서야 '큰' 정우영(알 칼리즈)의 추가골이 나오며 2-0으로 이겼다.
물론 10월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 열린 스리랑카와의 홈 2차전은 8-0 대승이었다. 당시 김민재는 선발로 나섰고 7-0으로 앞선 후반 23분 박지수(우한 싼전)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아시아 축구의 상향 평준화로 모든 경기가 안심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유연한 선수 기용은 필요함을 알린 두 경기였다.
결국 김민재에게 여유를 주려면 공격에서 빨리 골맛을 보며 대승 분위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실력 차가 나는 팀과 경기 시에는 경기 시작부터 우리의 템포와 리듬을 가져가야 한다. 상대가 내려선다고 후반에서야 리듬을 찾으려 한다면 힘들어진다. 싱가포르전도 첫 골이 언제 터지느냐가 중요하다. 적극적, 저돌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라며 이른 시간 선제골과 다득점이 곧 김민재에게 휴식으로 이어지리라 내다봤다.
경험 많은 김영권(울산 현대)이나 김민재의 수비 파트너로 호흡을 자주 하는 정승현(울산 현대)이 버티고 있다는 점은 고맙다. 경우에 따라 중앙 미드필더인 이순민(광주FC)이 중앙 수비수로도 전환 가능하다. 물론 김영권, 정승현도 올 시즌 후반부 리그와 ACL 등을 병행하느라 고생이 상당했고 피로 누적 우려도 있다. 리그와 ACL이 각각 두 경기씩 아직 남은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그래서 클린스만의 지혜가 어떻게 나오느냐로 시선이 집중된다. 싱가포르와 비교해 훨씬 거칠고 이기려고 애쓰는 중국전에 무게를 더 두느냐, 첫 출발이라는 모양새를 좋게 만들기 위한 풀타임 출전이냐라는 선택지 앞에서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나마 김민재의 모습이 밝았다는 점을 긍정적이다. 14일 훈련에 등장한 김민재는 시종일관 웃고 있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도 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동갑내기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황희찬(울버햄턴)과는 말할 것도 없다.
길게 돌아보면 올해 초 대표팀에 대한 스트레스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의 오해까지 겹쳐 힘든 시간을 보낸 김민재다. 막판으로 오면서 자기 자신을 더 조여야 하는 김민재다. 체력과 정신 모두를 잡고 연승이라는 선물을 하며 아시안컵 준비로 전환 가능한지는 김민재 영리한 활용법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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