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부 능선 넘은 셀트리온 합병… 반대 11% 4.2조는 '아찔'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 행사 금액은 79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셀트리온 4만1972주(약 63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만3786주(약 16억원)다. 이는 양사 합산 주식수 기준 총 합병반대 표시 주식수의 0.19%다.
업계에선 이번 합병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보다 합병에 반대하는 표가 많았기 때문이다. 공개된 합병반대 결과를 토대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을 단순 역산하면 반대표는 총 3460만9474주(11.1%)였다. 이에 대한 주매청 행사한 비율(셀트리온 8, 셀트리온헬스케어 2)을 기준으로 반대 주식 규모는 4조157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양사의 반대표를 행사한 주주 구성과 각사의 주식 가치에 대한 평균값으로 제시한 수치로 가정의 경우 정확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합병을 관철시키겠다고 공언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합병을 위해 약 1조원을 준비했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상반기 각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셀트리온 6269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3281억원이다. 모든 반대표가 주매청으로 이어졌다면 서 회장이 공언한 수치의 4배 많은 '실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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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은 합병을 통해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사업 사이클이 일원화됨에 따라 원가경쟁력 강화에 따른 공격적인 가격전략 구사가 가능해져 판매 지역 ·시장점유율이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짐펜트라(램시마SC)가 미국 내 신약 허가 획득에 성공하고 2025년까지 선보일 5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과 허가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합병 셀트리온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723억원, 영업이익 2676억원, 영업이익률 39.8%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25.2%, 영업이익률은 6.7%포인트(p)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력 바이오의약품 점유율 확대와 신규 품목의 시장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램시마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 품목이 견조한 점유율을 유지했고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등 차세대 품목이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스라엘 테바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매출이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 바이오시밀러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램시마와 램시마SC의 합산 점유율은 69.8%에 달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3분기 기준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가 29.9%를 기록하며 바이오시밀러 중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한 가운데 트룩시마도 29.9%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양사 합병 성공에 가장 큰 관건으로 여겨졌던 주매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들어섰다"며 "2030년 12조원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한 마일스톤이 또 하나 달성되면서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제품 출시와 파이프라인 개발 및 허가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퀀텀 점프를 통한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도 빠르게 가시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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