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부 능선 넘은 셀트리온 합병… 반대 11% 4.2조는 '아찔'

지용준 기자 2023. 11. 15. 05: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 행사 금액은 79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셀트리온 4만1972주(약 63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만3786주(약 16억원)다. 이는 양사 합산 주식수 기준 총 합병반대 표시 주식수의 0.19%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합병 반대에 표결한 주주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규모(79억원)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돼서다. 다만 합병에 반대한 주주 규모가 약 11%에 달해 모두가 나섰을 경우 수조원의 자금을 준비해야 할 판이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 행사 금액은 79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셀트리온 4만1972주(약 63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만3786주(약 16억원)다. 이는 양사 합산 주식수 기준 총 합병반대 표시 주식수의 0.19%다.

업계에선 이번 합병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보다 합병에 반대하는 표가 많았기 때문이다. 공개된 합병반대 결과를 토대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을 단순 역산하면 반대표는 총 3460만9474주(11.1%)였다. 이에 대한 주매청 행사한 비율(셀트리온 8, 셀트리온헬스케어 2)을 기준으로 반대 주식 규모는 4조157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양사의 반대표를 행사한 주주 구성과 각사의 주식 가치에 대한 평균값으로 제시한 수치로 가정의 경우 정확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합병을 관철시키겠다고 공언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합병을 위해 약 1조원을 준비했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상반기 각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셀트리온 6269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3281억원이다. 모든 반대표가 주매청으로 이어졌다면 서 회장이 공언한 수치의 4배 많은 '실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주총에서 주주들이 합병 반대 입장만 표명 해놓고 주식매수 청구 선택권을 쥐고 있으려는 주주들도 더러 있다"며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의 의사가 모두 합병을 반대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안정화 찾는 통합 셀트리온


이번 주매청 행사 금액이 최소한으로 적용되면서 양사는 통합 셀트리온의 미래 가치를 시장내에서 전폭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보고 있다. 시장내 우려도 사실상 완전 해소됐다는 평가다. 통합 셀트리온은 다음달 28일 출범한다. 2023년 1월12일 신주 상장까지 진행되면 양사 합병은 모든 마무리된다.

셀트리온그룹은 합병을 통해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사업 사이클이 일원화됨에 따라 원가경쟁력 강화에 따른 공격적인 가격전략 구사가 가능해져 판매 지역 ·시장점유율이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짐펜트라(램시마SC)가 미국 내 신약 허가 획득에 성공하고 2025년까지 선보일 5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과 허가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합병 셀트리온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723억원, 영업이익 2676억원, 영업이익률 39.8%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25.2%, 영업이익률은 6.7%포인트(p)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력 바이오의약품 점유율 확대와 신규 품목의 시장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램시마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 품목이 견조한 점유율을 유지했고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등 차세대 품목이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스라엘 테바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매출이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 바이오시밀러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램시마와 램시마SC의 합산 점유율은 69.8%에 달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3분기 기준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가 29.9%를 기록하며 바이오시밀러 중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한 가운데 트룩시마도 29.9%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양사 합병 성공에 가장 큰 관건으로 여겨졌던 주매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들어섰다"며 "2030년 12조원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한 마일스톤이 또 하나 달성되면서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제품 출시와 파이프라인 개발 및 허가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퀀텀 점프를 통한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도 빠르게 가시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