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도 지친다" 결국 독일도 '김민재 혹사 우려'..."회복 시간 없다! 2만km 이동 후 쾰른전 뛰어"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드디어 독일에서도 김민재 혹사 논란을 심도 깊게 다루기 시작했다.
독일 '스포르트1'은 14일(이하 한국시간) "김민재 혹사는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할까?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이 얇아진 상황에서 김민재는 혹사를 당하고 있고 때때로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김민재에게 너무 많은 부담이 쏠려 있는 건 아닐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민재 혹사 논란을 다룬 것이다.
본격 이야기를 하기 전 뮌헨 수비 상황을 알아야 한다. 뮌헨은 올여름 김민재를 영입하고 뤼카 에르난데스를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보내고 뱅자맹 파바르는 인터밀란으로 이적했다. 요십 스타니시치도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간 가운데 수비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중이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데 리흐트 이름값만 보면 대단한데 한 명이라도 부상을 입으면 두 명이서 모든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감을 짊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우파메카노, 데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을 당해 문제가 심각해졌다. 데 리흐트가 부상을 입은 뒤 우파메카노가 돌아왔는데 온전하지 않다. 독일 현지에선 아르옌 로벤 부상으로 부르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우파메카노 상태 우려가 크다. 선발 출전을 해도 60~70만 뛰고 빠지고 있다. 뛰는 동안은 좋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언제 쓰러질지 몰라 모두가 걱정이 크다.
스타니시치 조기 임대 복귀를 추진하고 제롬 보아텡,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 영입설도 있을 정도로 급했다. 레버쿠젠이 스타니시치를 내보낼 의사가 없고 보아텡, 소크라티스 영입도 무산되면서 고민은 더욱 심해졌다. 뮌헨은 김민재를 계속 내보내고 우파메카노를 관리해주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우파메카노가 나가면 본 포지션이 아닌 누사르 마즈라위, 레온 고레츠카가 이동해 김민재와 센터백 라인을 구성했다.
김민재는 분투했으나 체력 문제를 드러낼 때도 있었고 실수도 범했다.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 김민재는 후반 22분 실점 장면에서 관여했다. 크로스가 김민재 맞고 나왔고 클라인디엔스트가 밀어 넣어 추격골을 터뜨렸다. 끝이 아니었다. 후반 25분 김민재 패스 미스가 역습으로 전개됐다. 베스테 슈팅이 이번에도 김민재 맞고 굴절되어 동점골이 됐다. 2실점을 하긴 했으나 결과는 뮌헨의 4-2 승리로 종료됐다.
무려 14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탄탄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실수가 나오면서 아쉬움을 보였다. 두 번째 실점은 패스 미스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수비는 물론 후방 빌드업적인 측면까지 너무나 과중된 모습이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6.5점을 부여했다. 4백 가운데 마즈라위와 함께 최하점이었고 마누엘 노이어(6.3) 다음 최저점이었다. '풋몹'은 김민재에게 6.4점을 줬다. 이 역시 4백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다. 즉 노이어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중 김민재가 평점이 제일 낮았다.
독일 '유로 스포르트'는 14일 "경합과 실수. 괴물 김민재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김민재를 비판했다. "김민재는 신체적으로 매우 강인하다. 기계 같이 강인한 태클 실력으로 상대에게 공포감을 선사했다. 뮌헨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베스트 일레븐에 자리를 잡았다.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11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는 중이다. 태클 면에서 엄청난 강점을 드러냈다. 경합 105번을 해 성공률은 66%였다. 최고 수치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신뢰를 드러냈다"고 칭찬을 하다 최근 실수를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김민재는 뮌헨 선수단에서 가장 많은 패스미스를 기록했다. 패스가 상대에게 갔던 횟수가 82회인데 르로이 사네(73회), 키미히(64회)가 김민재 다음이다. 나폴리 때는 거의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다. 뮌헨에 온 뒤 평균 패스 성공률은 93%, 그라니트 자카(1009회)에 이어 990회로 분데스리가 패스 횟수 2위다. 그래도 패스 미스는 실점의 빌미가 되고 있고 자르브뤼켄전 패배 이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패스 미스를 비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판을 한 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신체적으로 격렬했던 경기를 계속 펼쳤고 정신적 피로도 있었다. 실수는 빽빽한 일정의 결과였고 비판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로인트 단장도 김민재가 매 경기 90분을 뛰고 집중력 부족은 지극히 개인적 문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는데 그 뒤 "지금처럼 하면 김민재를 향한 역풍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민재를 향한 비관적인 시선은 일리가 있으나 가혹하게 느껴진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활약을 하다 기초군사훈련 여파로 훈련소 입대를 했고 퇴소 후 바로 독일로 가 뮌헨에 입단했다. 바로 뮌헨 프리시즌을 소화하기 했지만 훈련 여파로 빨리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뮌헨 경기만 뛴 게 아니고 대표팀 경기를 위해 장거리 비행을 자주 했다. 제대로 쉬지 못했다. 뮌헨, 대표팀에서 절대적인 존재였다. 특히 뮌헨에서 데 리흐트,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을 입어 홀로 매 경기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쉬지 못해도 김민재는 최고의 수비력을 보였다. 눈에 띄는 실수가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김민재의 수비력과 빌드업 관여는 대단히 좋았다. 데어 클라시커에서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이자 도르트문트 주포인 니클라스 퓔크루크를 완벽히 막아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전승에도 일조했다.
전 세계 센터백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90min'은 10월 24일 전 세계 센터백 TOP10을 선정했고 이브라히마 코나테(리버풀), 다비드 알라바(레알 마드리드), 뤼카 에르난데스(파리 생제르맹), 아라우호(바르셀로나), 그바르디올(맨체스터 시티),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존 스톤스(맨체스터 시티) 위에 김민재가 있었다. 해당 매체는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센터백으로서 완벽한 모습을 선보였다. 속도, 힘, 강력함은 압도적이었다. 어떤 경합 상황에서 공격수를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 좋고 시야도 넓다. 정말 대단한 강점이다. 현재 한국과 뮌헨의 리더다"고 했다. 1위는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였다.
축구계에서 개인 수상 면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도 포함됐다. 김민재는 코리안 리거 역대 네 번째로 발롱도르 후보에 지명됐다. 설기현(2002년, 안더레흐트), 박지성(2005년, 맨유), 손흥민(2019년, 2022년, 토트넘 훗스퍼) 다음이다. 2021년 페네르바체 입성으로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다음 불과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아시아 출신 수비수 가운데 역대 최초라는 점에서도 무척 의미가 컸다.
한국인, 아시아인을 떠나 수비수가 후보에 든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 발롱도르는 후보 선정부터 수상자까지 퍼포먼스를 기준으로 하는데 골을 많이 넣거나 대중들에게 많이 드러나는 포지션에 쏠릴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수비수들은 덜 주목을 받는다. 센터백은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후보에 당당히 포함됐다. 나폴리, 한국 대표팀에서 김민재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했는지 증명된다.
김민재의 최종 순위는 22위였다. 센터백 중 1위였다. 그바르디올은 25위, 디아스는 30위에 위치했다. 란달 콜로 무아니, 마르틴 외데가르드, 니콜로 바렐라, 자말 무시알라, 사카, 안드레 오나나가 김민재 밑에 있었다. 또한 센터백으로서 발롱도르 포인트를 획득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명단에서 포인트를 획득한 아시아 선수는 2019년과 2022년의 손흥민, 2007년 이라크의 유니스 마흐무드뿐이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선수상을 받았다. AFC는 10월 31일 카타르 도하에서 2022 AFC 어워즈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민재는 해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AFC 국제선수상을 수상했다. AFC는 "김민재는 1990년 이후 SSC 나폴리를 첫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면서 특별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민재의 주가는 2021년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급등했다"며 김민재의 활약을 조명했다.
김민재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보여준 모습도 잊지 않았다. "김민재는 태극전사들을 2022년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진출시키면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16강에 올랐다. 김민재는 4경기 중 3경기에 출전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는 "이후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거인 바이에른 뮌헨으로의 이적을 확정했다. 2023년 남자 발롱도르 수상 후보 목록에 오른 유일한 아시아 선수였다"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가 AFC 국제선수상을 받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김민재에 앞서서는 손흥민이 2015년, 2017년, 2019년에 수상한 적이 있다. 김민재는 이번에 메흐디 타레미(이란), 미토마 카오루(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생애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렇듯 호평을 받고 활약을 이어갔지만 김민재의 실수만 눈여겨보는 이들이 많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의 실수보다 혹사를 주목했다.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UCL 4경기에선 매 경기 선발 풀타임이었다. A매치 기간에서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김민재 별명은 괴물이다. 나폴리에 스쿠테토(이탈리아 세리에A 트로피)를 안긴 김민재의 태클과 강인함은 뮌헨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게 도움을 줬다. 이젠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뮌헨의 얇은 수비 스쿼드에서 김민재는 지속적으로 출전하는 유일한 선수다"고 했다.
또 "데 리흐트는 우측 무릎 인대가 부분 찢어졌고 우파메카노는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김민재는 항상 뛰고 있다. 그는 그래야 한다. 김민재가 유일하게 뛰지 않은 건 프로이센 뮌스터와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였다. 이후 김민재 어깨 위엔 많은 짐이 놓여있다. 김민재는 하이덴하임전 피로감이 있어 보였다. 나쁜 패스로 실점의 빌미가 됐다. AS모나코와의 친선경기에서 김민재가 범한 패스미스가 떠올랐다. 갈라타사라이와의 UCL 경기에서 세드릭 바캄부와의 속도 경쟁에서 패해 마무리를 막지 못했다"고 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은 "김민재는 국가대표 경기를 포함해 몇 달 째 매 경기 선발 풀타임을 뛰는 중이다. 피곤해하고 있고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건 인간적인 일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겨울 이적시장에서 센터백 영입을 천명하기도 했다. 센터백이 오더라도 현 상황을 보면 김민재는 어쩔 수 없이 계속 뛰어야 하는 신세로 보인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A매치 기간에도 바쁜 일정을 보낸다. 자국에서 싱가포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치르고 중국 원정도 간다. 이후 80시간도 되지 않아 쾰른전을 치러야 한다. 모든 이동거리를 더하면 20,000km다. 피로감은 높을지라도 김민재는 불평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괴물은 어느 시점엔 지칠 것이다. 뮌헨은 팀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적절하게 휴식을 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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