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비만약 젭바운드 나왔지만… 위고비 아성 견고한 이유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에 개선을 보인다는 점을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사진=로이터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경쟁 제품의 출시로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기존 당뇨, 비만 치료 이외에 심혈관 질환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점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5일 글로벌 제약 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심장협회(AHA) 연례회의에서 위고비의 심혈관 질환 개선 효과가 발표됐다.

위고비 투여군에서 각각 위약 투여군보다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마비 위험을 28%, 만성 신장질환으로의 진행 및 신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22%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비만 및 과체중 환자의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15%, 기타 사망 위험은 19% 낮추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뇨병 발병 위험은 73%, 치명적이지 않은 뇌졸중 위험은 7%가량 줄이는 것으로 집계되는 등 위고비의 다양한 효과가 소개됐다.

유럽 금융서비스그룹 ODDO BHF 분석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일라이릴리와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에서 노보노디스크가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젭바운드와 비교해 위고비는 차별점이 있다"고 봤다.

노보노디스크는 올 가을 미국과 유럽에서 위고비의 적응증에 심장 건강 개선을 포함하기 위한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적응증 확장 여부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가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위고비의 대항마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젭바운드의 가격을 위고비보다 저렴하게 책정한 데다 젭바운드의 체중감량 효과가 위고비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서다.

일라이릴리는 젭바운드의 한 달 투약비용을 1060달러로 책정할 예정이다. 위고비의 한 달 투약비용은 1350달러로 젭바운드보다 27.4% 비싸다.

젭바운드의 임상 3상 시험에서 임상 시험 대상 비만 환자에 투여한 지 12주가 지났을 때 체중의 21.1%, 72주가 지났을 때 26.6%의 체중이 평균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의 경우 68주간 투여했을 때 약 1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올 3분기까지 위고비의 누적 매출은 217억2900만덴마크크로네(4조1248억원), 또다른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누적 매출은 86억7400만덴마크크로네(1조6462억원)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8월 기준 94%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