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더 낮출 수 있을까"…라면 3사 영업익 '두 배' 증가

김태헌 2023. 11. 1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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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제조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87%에서 최대 124.7%까지 치솟았다.

올해 일부 라면 가격을 5% 가량 인하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농심의 경우 이번 분기 영업이익의 절반을 해외에서 거뒀고, 삼양식품도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8.3%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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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기대비 농심 103.9%·오뚜기87.6%·삼양식품 124.7% 상승
시민단체 "라면 가격 더 낮춰야" 지적…업계 "주로 해외에서 이익 거둬"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제조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87%에서 최대 124.7%까지 치솟았다. 올해 일부 라면 가격을 5% 가량 인하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제품가를 더 내릴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7월 라면 가격을 인하했던 주요 라면 업계가 전년 동기대비 100% 대를 넘나드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태헌 기자]

15일 라면 업계의 실적공시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559억원, 영업이익 5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3%, 영업이익은 103.9%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날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크게 오른 영업이익을 공개했다. 오뚜기는 연결기준 매출 9087억원, 영업이익 83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6%, 87.6% 상승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역시 매출 3352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58.5%, 영업이익은 124.7%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이처럼 주요 라면 업계가 전년 대비 100%에 가깝거나, 이를 훌쩍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앞서 일부 라면 제품가를 낮춘 것이 '생색내기'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정부는 라면 업계에 국제 밀 가격 하락 등의 이유를 들어 제품가 인하를 압박했고, 이를 이기지 못한 기업들은 일부 제품 가격을 소폭 인하했다.

농심은 신라면 가격을 50원 내렸고, 오뚜기는 라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진라면을 제외한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했다. 삼양식품은 라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불닭볶음면을 제외한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낮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라면 업계가 인기 제품과 더 다양한 제품으로까지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라면의 주 원재료인 밀가루(소맥분)와 팜유 수입가격이 전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라면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격 하락의 근거로는 국제 밀 가격의 경우 올해 3분기 1kg당 472.4원으로 이는 2분기보다 11.9% 하락한 가격이며, 전년 동기대비 24.2%나 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팜유는 같은기간 943.8원으로 2분기보다 10.5%, 전년 동기대비 36.4%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팜유의 경우 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2분기 1806.5원과 비교하면 47.8%나 하락해 절반 가까이 가격이 낮아졌다. 소비자단체는 이 같은 이유로 라면 가격을 더 낮출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라면 업계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오해라는 입장이다. 농심의 경우 이번 분기 영업이익의 절반을 해외에서 거뒀고, 삼양식품도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8.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오뚜기 가정간편식과 해외법인 매출 증대가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준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높은 제품가로 영업이익을 늘린 것이 아니라, 해외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익을 더 끌어 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민들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는 동감한다"면서도 "해외 영업 등을 통해 영업이익을 늘린 것을 이유로 국내 제품가를 더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원재료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식생활의 기본이 되는 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가격 안정화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들의 체감 물가 부담이 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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