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코리아 이스 레디?/허백윤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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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가 막판 힘을 쏟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 달 만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일주일 만에 다시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를 찾아 "부산 이스 레디"를 외쳤다.
파리의 백화점 매장에선 뉴진스 해린을, 버스 정류장에선 배우 이정재의 얼굴을 만나고, BTS 정국의 게릴라 콘서트로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마비되는 요즘 한국의 저력을 알리고 높은 관심을 체감했다는 게 유치 현장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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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가 막판 힘을 쏟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 달 만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일주일 만에 다시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를 찾아 “부산 이스 레디”를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도 오는 28일 개최지 선정 직전 23~24일 파리에 머물며 직접 마지막 한 표까지 챙긴다.
이렇게 끝까지 총력을 다하는 데에는 조심스럽게나마 낙관할 만한 전망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보다 1년이나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막강한 ‘오일머니’의 벽에 부딪혔던 정부는 어느새 격차를 많이 좁힌 것으로 판세를 읽고 있다. 승기를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잘하면 되겠다’는 공감대는 넓어졌다.
지난 1년 반 동안 민관은 180개국 3000명에 달하는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전례 없는 외교 총력전을 벌이다 보니 현장을 누빈 고위 당국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과제가 하나 있다. 이 기회에 외교의 체질을 제대로 바꿔 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강’ 중심이었거나 특정 현안이 있을 때만 교류했던 틀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중남미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갖추고 어떤 일에도 ‘우리 편’을 들어 줄 우방국들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위상이 많이 높아졌고 그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자신감과 반성이 뒤섞인 목소리다. 내년에 12개국에 새로 해외 공관을 열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과 격동의 세월을 딛고 선진국에 오른 한국의 스토리를 어느 나라든 좋아한다고 한다. 성장의 경험을 함께 나누겠다는 부산 엑스포의 취지가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에도 매력적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파리의 백화점 매장에선 뉴진스 해린을, 버스 정류장에선 배우 이정재의 얼굴을 만나고, BTS 정국의 게릴라 콘서트로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마비되는 요즘 한국의 저력을 알리고 높은 관심을 체감했다는 게 유치 현장의 반응이다. 이 기반을 앞으로 얼마나 잘 다져가는지가 도약의 지렛대로도 꼽힌다.
다만 화려하고 멋진 외관과 성공 스토리를 가진 우리의 삶도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있을까.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으로 또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된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미래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바탕이 깔려 있다. 통계청의 올해 사회조사에서 19세 이상 인구의 54%가 “우리 사회에서 노력하더라도 자식 세대의 계층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답했다. 부모가 돼야 하고 사회의 중추가 될 30대(58.5%)와 40대(59.5%)가 특히 부정적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은 20대(46.8%)와 30대(45.4%)에서 가장 높았다.
엑스포에서 공유하기로 한 성장의 경험이 보다 깊은 품격과 내실을 갖춘 것이길 바란다. 국민이 믿고, 나와 가족의 희망을 마음껏 품을 수 있는 나라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특히 미래세대가 꿈과 가능성을 안고 도약하는 사회야말로 부산 엑스포의 주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와 맞닿아 어느 나라든 배우고 싶을 거다. 유치 결과와 관계없이 언제든 ‘코리아 이스 레디’를 외치려면 세계의 마음을 얻기 위해 쏟은 노력을 이젠 체질 개선으로 이어 가야 한다.
허백윤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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