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감귤, 생산량 줄고 당도 높아져…강세장 ‘단맛’ 누릴 수 있을까
물량 평년 대비 10% 감소 전망
조생종 평균 브릭스 작년보다 ↑
대체품 출하공백 덕 소비 원활
시세 강보합세 당분간 이어질듯
올해산 노지감귤 생산량이 평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시 생산량은 해거리로 착과량이 감소했고, 서귀포시 생산량은 열과 피해로 작황이 부진해서다. 이에 따라 시세는 전년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열과 피해 증가로 생산량 감소=올해산 노지감귤 생산량은 열과에 의한 낙과로 단수가 줄어 생산량이 평년 대비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주시 지역의 경우 해거리와 4월 저온 피해가 겹쳐 착과량이 감소했다. 서귀포시 지역은 올해 착과량이 많았지만 열과가 발생해 수확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산지에서는 예년보다는 수확 종료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11월 관측월보’에 따르면, 올해산 노지감귤 생산량은 43만1000t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2년산(42만9000t)과 비슷하나 평년(47만3000t)에 비해서는 8.9% 감소한 수치다. 제주도농업기술원 역시 평년보다 적은 45만2100t 내외로 내다보고 있으며 산지 관계자들은 열과로 인한 낙과까지 감안할 때 생산 감소폭이 조금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1만6528㎡(5000평) 규모의 농사를 짓는 김두홍씨(67·상창리)는 “하우스 유라 조생만 해도 20% 열과가 발생했고 조생감귤 열과 피해규모도 비슷했다”며 “올해 해거리까지 겹쳐 지난해 대비 작황이 썩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열과 외에는 큰 병충해가 없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변재웅 제주시농협 과장은 “제주시 관내의 경우 4월 저온 현상으로 감귤나무에 착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평년 대비 생산량은 감소했다”며 “제주도 전체 생산량이 평년 대비 5만t 가까이 감소해 선과장에서 물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산지 관계자들은 낙과로 인한 상품과 비율이 감소해 실제 출하량은 10% 정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균 제주감귤농협 상무는 “올해 재배면적은 큰 변화가 없으나 열과로 낙과가 많이 발생해 체감상 수확량이 30% 감소했다”며 “이로 인해 L사이즈가 예년보다 많고, 2S사이즈는 적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수확량도 감소해 수확 종료 시기가 예년보다 당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올해 감귤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조생감귤 평균 당도는 지난해산보다 0.5∼1브릭스(Brix)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태풍 등 피해가 없었으며 9월 수확기 이후 강우량이 적어 과실 내 당 축적이 잘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성보 제주 서귀포농협 차장은 “조생감귤 당도가 10브릭스까지 나와 지난해보다 높은 편”이라며 “전반적으로 품질도 괜찮고 수확기 전에 가물었기 때문에 당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사과·딸기 대체 과일로 강세 전망=올해 노지감귤은 소비 흐름이 원활할 것으로 점쳐졌다. 감귤과 소비 경합 관계에 있는 사과·배 생산량이 20% 이상 감소했고, 딸기는 성출하기가 이달말로 늦춰지면서 과일시장 내 공백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감귤은 5㎏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5532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1만523원)보다 47.6%, 11월 평년(9936원)보다 56.3% 높은 값이다.
시세 강보합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윤 서울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경쟁 과일 물동량이 부족해 감귤 극조생부터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 가락시장 내 감귤 반입량은 충분하고 딸기 등 대체 과일 출하기가 이달말로 밀려 시세는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태풍 피해가 적어 감귤의 외관 등 품질도 양호해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재훈 중앙청과 경매사는 “올해 감귤의 당도와 산도 비율이 전년 대비 우수하며 당초 걱정했던 흑점병도 적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트 등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소비는 아직까지 괜찮은 흐름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세 강세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오 경매사는 “바닥 시세가 2000원으로 나오던 예년과 달리 최고 4000원까지 뒷받침되고 있어 산지에서는 가격에 대한 기대 심리가 크지만 이달말부터 딸기가 출하되면 시세는 지금과 같은 오름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경매사 역시 “김장철이 다가오면 보통 가정 내 과일 소비가 감소해 지금과 같은 초강세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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