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파 TRQ 수입 1만t 추가…국산 가격약세 ‘부채질’ 우려

이민우 기자 2023. 11. 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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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전체 도입량 10만t 넘을 듯
작황·경기부진 와중 악재 겹쳐
외국산 수요 꾸준히 늘어 ‘희비’
최근 정부가 양파의 저율관세할당(TRQ) 수입을 추가 도입한 가운데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추석 이후 양파값이 보합세를 이어나가는 가운데 정부가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1만t을 추가 도입해 시세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유통업계에선 정부가 올해 TRQ 수입계획 9만t을 모두 이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올해 신선양파 수입량이 10만t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는 1㎏ 상품 한망당 평균 1178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평균 경락값(1455원)보다는 19% 낮고, 평년 11월 평균 경락값(968원)보다는 21.7% 높은 값이다. 현재 양파 시세가 지난해보다는 낮고 평년보다는 높게 형성되는 데는 저장양파의 재고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양파 재고량은 42만5000t 내외로 지난해보다는 5.7% 많고 평년보다는 9.4% 적은 것으로 추정됐다.

통상적으로 저장 품목인 양파는 중만생종 수확 후 창고 저장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시세 변동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실제 추석 이후 양파값은 1200원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보합세를 띠었다. 다만 이달 들어 1100원대로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최근 정부가 추가 도입한 TRQ 수입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1일 ‘2023년 양파 3차 세계무역기구(WTO) TRQ 실수요자 배정 공고’를 올렸다. 이번 도입 예정 물량은 1만t으로, 이행 기간은 이달 30일까지다.

류현덕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양파 소비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산지 출하 조절에 따라 시장 반입량이 예년보다 20%가량 줄어들면서 1200원대 시세를 유지하고 있던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TRQ 추가 도입이 발표되고 수입 양파가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시세가 약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산 양파값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입 양파값은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상승세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10월까지 900원대를 유지하던 수입 양파값은 이달 들어 조금씩 상승 추세를 보이더니 13일에는 1012원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10월말 기준 관세 50%를 적용한 중국산 신선양파의 시장 출하 가능 가격은 1㎏당 840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유승철 동화청과 경매사는 “올해 국산 양파는 작황부진의 영향으로 상품성 좋은 물량 비중이 매우 낮다”며 “현재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양파의 경우 국산보다 상품성이 좋기 때문에 식자재마트 등 외식업체의 수요가 쏠려 시세가 나쁘지 않게 나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국산 양파 시세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부진 영향으로 소비가 지금보다 늘어나기 어려운 데다 정부가 TRQ 계획 물량 중 잔여 물량에 대한 수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연초 지난해 TRQ 수입 잔여 물량 약 2만t의 수입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2023년 TRQ 수입을 9만t 규모로 추진한다고 밝히고 10월까지 약 4만5000t을 TRQ로 수입했다. 또 국영무역을 통해서도 1만t가량 수입해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추세를 따른다면 올해 12월에도 잔여 물량 약 3만t에 대한 수입계획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김영권 한국청과 경매부장은 “수입 양파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라 추석을 앞두고 도입한 TRQ 수입 물량 3만t은 모두 소진됐고 이번에 도입한 1만t도 금방 판매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가 국영무역을 통해 비축한 물량도 남아 있고 TRQ를 추가 도입할 가능성도 높아 시세 전망은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의 TRQ 수입정책 영향으로 올 1∼9월 신선양파 수입량이 지난해 전체 수입량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선양파 수입량은 7만5855t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7만651t)보다 7.4% 많았다. 정부가 TRQ 수입을 추가 도입할 경우 연말까지 수입량이 10만t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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