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민 SFA 대표 “실적 바닥 찍었다… 내년 매출 30% 늘 것”

화성=장우정 기자 2023. 11.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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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반도체 부진에 3분기 실적 악화
4분기부터 매출 3000억대 중반 회복 전망
주가 3만원 깨져… “자사주 추가 매입 가능”

디스플레이에서 2차전지(배터리), 반도체, 유통물류(스마트팩토리)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종합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SFA)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2181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이어오던 SFA는 이 기간 영업이익률이 4.1%로 떨어졌다.

연결 기준으로는 주요 종속회사인 SFA반도체가 전방 업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자 전환해 상황이 더 안 좋다. 매출 3804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4일 실적 발표 후 경기도 화성시 SFA 사업장에서 만난 김영민 대표는 “장비산업은 수주부터 매출 인식까지 1년이 넘게 걸리는데 그 사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영향으로 수주 시점보다 실제 투입 제조원가가 증가해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한국 등을 중심으로 벌이던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2차전지,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활동 무대가 유럽, 미주 등으로 확대됐고 초기 안정화에 비용이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수주 실적이 매출에 본격 반영되는 4분기에는 3000억원 중반대의 매출(별도 기준)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2차전지 업황이 개선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에서도 확실하게 반전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14일 SFA 화성사업장에서 만난 김영민 대표는 "외부 인플레이션, 내부 비용 등으로 2~3분기 수익성이 안 좋아졌으나 사업 전환을 통해 쌓아놓은 수주 실적이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화성=박상훈 기자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

“수주업 특성상 수주를 받아서 매출까지 인식되는 데 보통 1년 이상이 걸린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글로벌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수주 시점에 4~5% 이내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고 계약했던 것이 막상 인도 시점에 10% 수준으로 올라가게 됐다. 수주 당시 예상 제조원가보다 실제 투입되는 비용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수익성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외부 인플레이션 영향은 내년 1분기까지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작년 말, 올해 초 수주한 프로젝트들은 이런 인플레이션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비용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

“기존에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사업을 벌였으나 2차전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활동 반경이 미주,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넓어졌다. 사업 기반이 없는 곳에서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면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해외 각 사업 현장에 협력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지 수행 인력을 채용·교육·관리해야 한다.

여기에 고수익을 위해 과거 해외 장비사에 의존하던 핵심 장비를 내재화하고 초기 안정화하는 데 비용이 드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장비를 내부 데모(시범 생산) 라인에서 검증해 보는 것과 고객사에 적용돼 50대가량이 한 번에 움직이는 것은 시스템 복잡성, 난도가 상당히 다르다. 초기 안정화를 위한 개조 등에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초기 해외 프로젝트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에 이런 시행착오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연결 주요 회사인 SFA반도체가 3분기에 적자 전환했다.

“어려운 업황에도 좋은 원가 구조로 1~2분기에 선방했던 SFA반도체가 3분기에 107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본다. 최근 2년(2021~2022년)간 650억원 안팎의 연간 영업이익을 올리던 회사가 올해는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6세대 이동통신(6G)이라든지 전동화(전기로 움직임)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시황 회복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내년 2분기냐, 3분기냐, 과거처럼 급격하게 성장할 것인가, 완만하게 올라갈 것인가의 차이가 있을 뿐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올라가는 사이클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회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캐파(CAPA·생산능력)가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이 회복되면 오히려 공급이 부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올해 인수한 CIS는 어떤가.

“SFA는 회사 인수 후 적자 사업 정리와 이에 대한 회계처리를 1~2개 분기에 걸쳐 진행한다. 인수하고 얼마간은 이런 사업 효율화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한 경우가 많다. CIS(씨아이에스)는 올해 1분기 인수가 완료되기 전부터 이런 작업을 시작해 2~3분기에는 이익률이 회복된 상태다. CIS는 연간 1500억~16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인데 수주잔고가 3분기 말 기준 8169억원이다. 4분기에도 상당 규모의 수주가 진행 중이다. 이런 성과가 매출에 반영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배터리 제조사들의 투자 지연이 가시화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전기차로 넘어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대통령 선거라든지 환경 규제 등에 따라 배터리 회사들의 투자 시점이 6개월, 1년씩 지연될 수 있고 이들이 장비사에 발주 내는 것 또한 짧게는 한 달에서 6개월씩 지연되거나 그 규모가 축소될 수는 있을 것이다. SFA와 CIS는 2~3년 치 매출 물량을 이미 충분하게 수주해 놓았고 현재 협의 중인 건도 상당히 많아 매출·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미 수주하거나 협의 중인 프로젝트에 대응할 시간을 벌 수 있어 꼭 악재라고만 볼 수 없다.”

─4분기 실적은 어떨 것으로 보나.

“그간 수주 실적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로 인식돼 이 기간 매출이 3000억대 중반(별도)까지 늘어나고 이익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다. 수주는 작년에 1조1207억원으로 전년(8041억원)보다 39%가 늘어났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 1조2261억원으로 이미 전년 연간 실적을 넘어선 상황이다. 4분기에 수주가 확정돼 있는 것들이 많아서 이런 성과가 인식되는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10월 말부터 주가가 3만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SFA는 사업 전환을 잘했고 수주흐름도 굉장히 좋은데 다른 장비회사와 비교해 보면 유동성 장에서도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때문이다. 주요 주주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6월 지분의 약 절반을 매각했고, 나머지 5.85%마저 매각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대기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회사는 주가 보호를 위해 주주 친화적 정책을 계속 펼 것이다. 현재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율이 8.67%다.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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