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도 이렇게는 못 뛰어..."김민재, 전체 플레이 타임의 97% 뛰었다. 그래도 휴식은 못할 듯" 현지의 걱정
[포포투=한유철]
로봇도 이 정도 뛰었으면,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
지난 10년 간 독일 분데스리가의 우승팀은 뮌헨이 유일했다. 지난 시즌 '라이벌' 도르트문트에 그 자리를 빼앗길 뻔했지만, 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왕좌의 자리를 지킨 뮌헨은 이번 시즌, 리그 뿐만 아니라 컵과 유럽 대항전을 모두 휩쓸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리그 11경기에서 무패 행진(9승 2무)을 이어가며 '1위' 바이어 레버쿠젠에 이어 2위에 머물러 있다. 레버쿠젠의 기세가 대단하긴 하지만, 남은 일정을 고려했을 때 순위를 역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뮌헨은 신입생들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토트넘 훗스퍼에서 '전설'이 된 케인은 독일로 넘어온 후에도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개막전부터 1골 1어시스트를 넣은 그는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선 멀티골을 터뜨렸다. 이후 엄청난 활약을 하며 현재 리그 17골로 득점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득점왕은 따놓은 당상이며 단일 시즌 최다 득점자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41골)의 기록을 넘보고 있다.
김민재 역시 뮌헨의 중심이 됐다. 리그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선 김민재는 이후 계속해서 선발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그의 파트너인 다요 우파케마노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부상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김민재는 굳건했다.
뮌헨 수비와 빌드업의 중심이 된 김민재.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마인츠전에선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패스 성공률 100%.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 시도한 102번의 패스를 모두 성공했다. 한 선수가 100번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 모두 성공한 일. 이는 유럽 5대 리그에서 18개월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종전 기록은 2022년 2월에 나왔다. 당시 맨체스터 시티 소속이었던 아이메릭 라포르트는 110번의 패스를 모두 성공했다.
최근엔 발롱도르 22위에까지 올랐다. 지난달 발롱도르는 공식 SNS를 통해 발롱도르 순위를 공개했다. 30위부터 한 명 씩 차례대로 그 순위를 공개했으며 마르틴 외데가르드, 랑달 콜로 무아니, 니콜로 바렐라 등이 순서대로 언급됐다.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는 전체 22위에 올랐다. 이는 후벵 디아스와 요슈코 그바르디올보다 높은 순위로 전체 센터백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에 등극하기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국은 지난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AFC 올해의 국제 선수상을 발표했다. 주인공은 김민재였다. 연맹은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올해의 국제 선수 선수상을 수상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뮌헨의 핵심이 된 김민재. 하지만 최근엔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애초에 뮌헨 내 전문 센터백은 김민재와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가 유일하다. 하지만 김민재를 제외한 두 선수가 잦은 부상으로 신음한 탓에 김민재는 쉴 시간이 없었다.
지난 갈라타사라이전 이후엔 이 우려가 더욱 증폭했다. 해당 경기에서도 김민재는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꾸준히 팀 내 평점 상위권에 머물렀던 지난날과 달리 이번엔 최저 평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김민재는 클리어 4회, 인터셉트 1회, 태클 1회, 패스 성공률 93% 등을 기록했지만 실점 장면에선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바캄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펑점 6.7을 받았고 이는 사네와 함께 팀 내 최저 평점이었다.
그래도 뮌헨은 김민재를 뺄 수 없었다. 하이덴하임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김민재는 시즌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후반 중반까지 탄탄한 경기력으로 수비를 이끌었지만, 실점 장면에선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동료와의 호흡 문제로 인해 위기를 초래했고 태클 과정에서 공이 발에 맞고 굴절되며 실점으로 이어졌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클리어 6회, 인터셉트 1회, 태클 2회, 패스 성공률 91%를 기록했지만, 평점은 6.5로 높지 않았다.
실수가 나왔다고 해서, 그를 비판할 순 없었다. 김민재의 '혹사'는 사실이기 때문. 독일 매체 '스포르트1'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번 시즌 전체 플레이 타임중에서 무려 97%를 소화하고 있다. 3%의 시간을 제외하면, 모든 순간을 경기장에서 보냈다는 의미.
이에 현지에서 그를 향한 걱정이 나오기 시작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가 진행한 990분 중에서 959분을 치르고 있다. 그럼에도 휴식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A매치 휴식기 때 20,000km를 비행해 한국으로 넘어가서 경기를 치른다. 이후 2,000km를 또 비행해 중국으로 향한다.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뮌헨의 다음 리그 상대는 쾰른이다. 대체자가 없기 때문에,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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