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으로 '불법 돈벌이' 공공기관 직원 등 300여 명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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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태양광 사업을 돈벌이에 이용한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임직원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300여 명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14일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에 관한 감사 결과, 태양광 발전 사업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한전 등 공공기관 8곳 소속 임직원 251명이 태양광 사업을 불법 영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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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직원 182명 등 겸직 금지 등 위반
공직자 7명 포함 범죄 혐의 49명 고발 요청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태양광 사업을 돈벌이에 이용한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임직원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300여 명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겸직 금지, 가족 신고 의무 등을 어긴 채 태양광 사업에 참여하거나 가짜 농업인 행사로 사업 관련 특혜를 받은 이들도 있었다.
감사원은 14일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에 관한 감사 결과, 태양광 발전 사업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한전 등 공공기관 8곳 소속 임직원 251명이 태양광 사업을 불법 영위했다고 밝혔다. 업무 연관성이 없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공무원 64명이 겸직 허가를 받지 않고 태양광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별로는 한전이 182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감사원은 "이들의 배우자나 부모, 자녀와 장인, 장모 등 가족 196명이 최소 1개에서 최대 6개의 태양광발전소를 소유하거나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대리급 직원은 사업 관련 내부 정보를 돈벌이에 이용하기도 했다. 사업 추진이 용이한 부지를 배우자 명의로 매입했고, 이 과정에서 사업 신청서를 거짓으로 작성해 제출했다. 이를 통해 배우자와 모친, 장모 명의로 태양광 발전소 6곳을 운영할 수 있었고 이들 발전소에서는 8억8,000만 원에 달하는 매출이 발생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 보급지원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도 도덕적 해이는 난무했다. 총 8명이 겸직 허가 없이 태양광 사업에 참여했고, 이 중엔 고위직인 부이사장도 포함돼 있었다. 윤리위원장도 겸임하던 부이사장은 배우자와 자녀 명의로 태양광 발전소 3곳을 추진하며 시공업체를 직접 찾아가 계약을 맺었다.
소관부처인 산업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태양광 발전사업인 '아마데우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속 공무원이 특정 업체의 편의를 봐준 사실이 드러났다. 산업부 과장급 공무원 A씨는 공사업용지(초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인허가를 받지 못하던 업체 대표 요청을 적극 도와주고, 퇴직 후 곧장 해당 업체 대표로 재취업했다.
한 국립대 교수는 허위 자료로 새만금 풍력발전 사업 허가를 받은 뒤 곧장 외국 업체에 5,000만 달러(약 663억 원)에 사업권을 매각했지만, 산업부의 관리 통제를 전혀 받지 않았다. 감사원은 "거짓으로 인한 사업 허가였음에도 산업부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한 처벌규정 등도 제대로 마련해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형 태양광 우대 사업에 참여한 가짜 농업인도 줄줄이 적발됐다. 산업부의 '한국형 FIT(Feed in Tariff)' 사업에 참여한 농업인 2만3,994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44%가 제도 도입 후에야 농업인 자격을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 영농확인서를 셀프 신청·접수한 농림축산식품부(농산물품질관리원) 소속 농업경영체 등록 업무 담당자도 있었다. 한국형 FIT는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것으로, 농축산어업인에게 소형 태양광 사업에 일정 우대 혜택을 주는 제도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로 범죄 혐의가 드러난 49명을 관련기관에 고발 조치하도록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공직자 7명, 민간사업자 40명, 태양광 분양업체 대표 2명이다. 지난 2월과 6월 고발된 38명을 더해 태양광 사업 관련 혐의자는 총 87명에 달한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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