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화 일단 가동, 정부 노동개혁 ‘변곡점’ 맞나

정지용 2023. 11. 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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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복귀하면서 정부 노동개혁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연일 한국노총을 "노동계 대표 조직"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노사정 대화로 개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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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국노총 사회적 대화 복귀에 연일 유화적 메시지
근로시간 개편,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등 '패키지 딜' 거론
대화 지속 여부는 불투명 '노란봉투법' 거부권 등 변수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복귀하면서 정부 노동개혁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연일 한국노총을 “노동계 대표 조직”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노사정 대화로 개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근로시간 개편,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 첨예한 갈등 현안 속에서 양측이 얼마나 입장을 좁힐지가 관전 포인트다.

정부는 한결 부드러워진 모습이다. 13일 ‘대통령의 입’인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한국노총에 대화 복귀를 요청한 데 이어,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환영했다. 지난 6월 고공농성을 하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을 강경하게 진압하며 ‘무관용’ 원칙을 보인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태도 변화는 이른바 ‘주 69시간 근무제’ 논란을 겪으며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한계를 느낀 만큼 노동계를 끌어들여 정책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13일 언론 간담회에서 “총선 전 근로시간 개편안을 ‘원포인트’로 입법할 수도 있다”며 “먼저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선 사회적 대화, 후 노동개혁 추진’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동개혁 주요 과제는 ‘일부 직종’을 대상으로 한 근로시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원·하청 임금격차) 개선, 노사관계 선진화 등이다. 고용부 안팎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개편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노동계가 요구해온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과 공무원·교원노조 타임오프제 등을 ‘패키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국노총이 13일 대통령실의 대화 복귀 요청에 바로 화답한 점을 두고 노총이 사전에 정부와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노총은 일단 신중한 자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투쟁을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자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대화 테이블에는 들어가겠다는 것”이라며 “구체적 의제를 거론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정부가 속도를 내려는 근로시간 개편은 한국노총도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해왔고,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대화 분위기가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섣불리 대화를 본격화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결국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실질적 성과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대화를 시작한 것에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대화의 성과”라며 “정부 국정 기조에 변화가 있다면 여러 형태의 대화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경사노위 복원은) 연출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사노위는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이 장관과 4자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경사노위 본회의를 열기 위해서는 의제를 결정해야 하는데 각자 입장이 달라 시간이 필요하다"며 "노사정 4자 만남이 원활히 이뤄지면 본회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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