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팔레스타인, 갈등을 멈추고 평화의 길로 가자

김태형 부경대 겸임교수 2023. 11. 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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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부경대 겸임교수

팔레스타인(블레셋의 땅이란 의미) 가자지구의 무장 정파 ‘하마스(아랍어로 ‘이슬람 저항 운동’, 1987년 창설’)가 진난달 7일 이스라엘에 대규모 침공을 감행, 최소 1300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납치됐다. 하나님이 약속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을 가지기 위해 유대민족과 블레셋민족의 전쟁으로 시작된 분쟁이 3000년이 지난 지금도 지속되는 것이다. 유대인은 2세기 로마에게 점령당해 전 세계로 흩어지게 되지만 1917년 ‘밸푸어 선언’을 통해 유대민족의 나라 건설을 약속받고 1948년 팔레스타인 땅 위에 이스라엘을 건국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국의 이중약속에 속은 팔레스타인은 영토의 78%를 점령당하고 75만 명이 내쫓긴다. 우리나라 입장으로 풀어보면 이스라엘은 고구려의 만주 땅을 수복한 영광스러운 날일 것이고 팔레스타인은 경술국치인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해묵은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스라엘 건국 후 팔레스타인은 철저히 탄압받았고 4차례의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다. 남은 삶의 터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도 이스라엘 정착촌에 의해 서서히 점령됐고 가자지구 공습이 있는 날이면 이스라엘인들은 스데롯 언덕에 앉아 팝콘과 맥주를 먹고 마시며 가자지구에 펼쳐지는 폭격을 영화 보듯 즐겼다. 유엔 학교 건물에 대한 백린탄 폭격과 가자 시위대 총살 사건 등은 극단적인 보복의 불씨를 지폈고 하마스의 무장투쟁으로 이어졌다.

반면 하마스의 무고한 시민 사살과 납치도 용서될 수 없다. 이것은 전쟁범죄이다. 나라를 빼앗긴 팔레스타인의 아픔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 또한 일본에 34년 11개월간 주권을 빼앗긴 채 온갖 탄압을 받았었다. 하지만 독립을 위해 치른 수많은 전투 중에 단 한번이라도 무고한 일본 시민을 학살한 적이 있었던가. 이 부분이 닮은 듯 닮지 않은 우리나라와 팔레스타인의 다른 점이다.

전쟁이 길어지고 있다. 1개월이 흐른 가자지구는 병원 학교 난민촌 등 예외 없는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1만 명 이상의 사망자와 2만5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생겼다. 이중 70% 이상이 어린아이와 여성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로 피난을 종용하지만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 선제 공격을 한 하마스에 대한 대응이지만 피의 보복은 고스란히 가자지구의 난민이 받아내고 있다. UN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국가가 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폭격은 밤낮 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보복은 도를 넘어섰다. 이것은 민간인 학살이다. 과거 홀로코스트의 비극과 아픔을 진정 잊었단 말인가. 성경의 ‘가장 큰 계명’은 사랑이며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고 기록돼 있다. 스스로 하나님께 선택받은 선민이라 자칭하는 이스라엘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기억해야만 한다. 지금 이스라엘 폭격은 청산리전투와 봉오동전투 보복으로 간도참변을 일으켜 3600여 명의 한인을 살해한 일본과 무엇이 다른가.

이제 평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멈춰야 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설치한 6m 높이의 강철 장벽을 없애고, 군·경찰력을 철수시키고 하마스는 민간인을 공격하는 전쟁범죄를 그쳐야 한다.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국가 해결론’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함에 있어 최선의 대안이다. 지금이라도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서안지구와 가자 지구를 팔레스타인 국가로 독립시켜서 양국이 공존하는 평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UN의 목표는 세계평화다. 전쟁이 없는 상태이자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서 기아와 차별 등의 간접적, 구조적 폭력까지 제거된 것이 세계평화다. 15세기 대항해시대로 시작된 약탈 파괴 살인 노예무역 등은 저마다의 이권을 위한 세계 1, 2차 대전으로 이어졌고 승전국에 주어진 달콤한 전쟁 보상금과 영토 보상은 지금도 힘의 전쟁과 경제 전쟁으로 세계를 분열시키고 있다. 이제 손에 손을 잡고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군비를 늘리고 핵무장의 공포 속에 전쟁을 억제하는 모순적 평화가 아니라 진정한 인류애의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 오늘도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평화롭게 뛰어 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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