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못채운 공공 일자리, ‘당근알바’ 올리니 30분만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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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광주 광산구 일자리정책팀 직원 4명은 직접 서울 서초구 당근(옛 당근마켓) 본사를 찾았다.
직원들이 챙겨온 기획서엔 주민들이 사회 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수당을 받는 일종의 공공형 일자리 정책 '광산시민수당 지원사업'의 개편안이 담겨 있었다.
당근이 8월 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 '당근알바'에 광산구의 공공형 일자리 사업을 선보이자 기대한 대로 지원자 수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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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플랫폼과 협업후 지원자 쇄도”
‘인증후 이력서 제출’ 시스템 편리
2달간 채용 56건 평균 경쟁률 5대1
광산구가 2020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그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공고를 내고 구청과 주민센터에서 직접 서류를 받았다. 온라인 신청 시스템도 없었다. 지원자 수가 부족해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했다. 일부 주민만 반복적으로 신청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이에 새로운 해결책으로 민간 플랫폼 활용을 떠올린 것이었다.
문혜연 광산구 일자리정책팀장은 “무엇보다 더 많은 주민이 사업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 이례적으로 민간 플랫폼과 협업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적 가입자 3600만 명을 보유한 당근은 광산구의 사업 취지에 공감해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진 않더라도 지역 기반 플랫폼인 당근의 서비스를 확장할 기회로 본 것이다.
당근이 8월 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 ‘당근알바’에 광산구의 공공형 일자리 사업을 선보이자 기대한 대로 지원자 수가 늘어났다. 9월까지 채용 공고 56건의 평균 경쟁률은 5 대 1에 이른다. 선착순으로 지원자를 받은 일부 공고는 30분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한주연 당근알바 프로젝트매니저(PM)는 “본인 인증부터 이력서 제출, 채용 여부 확인까지 당근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공공형 일자리 사업을 민간 플랫폼과 연계하기 위해 광산구는 구의회와 협의해 관련 조례와 규정 등을 개정하고 내부 심의 절차를 거치며 서비스를 보완했다.
광산구와 당근에 따르면 당근알바에 채용 공고가 올라오면서 30∼50대 ‘경력 단절 여성’과 20대 청년의 참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21년 직장을 그만둔 채미숙 씨(57)는 이웃 주민이 당근을 통해 채용 공고를 확인하는 것을 보고 공공형 일자리의 존재를 알게 됐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지원서를 낸 채 씨는 지역 아동센터에서 지난달까지 2개월간 근무하며 초등학생의 방과 후 교육을 지원했다. 채 씨는 “앱을 통해 바로 채용 공고를 확인하고 인증 절차를 거쳐 어렵지 않게 지원서를 낼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당근을 통해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광산구에서 민간 플랫폼과 손잡고 정책 사업을 확산시키는 과정을 본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기획 과정과 성과 등을 공유해 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문 팀장은 “공공 분야와 민간 플랫폼의 협업을 통해 주민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사업이 계속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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