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시진핑을 기다리는 美 농부들
중국의 한 청년 공무원이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중서부 아이오와의 한 농촌 마을이었다. 청년은 30대 초반이었다. 경제 개방이 막 발걸음을 떼던 1985년이었다.
초급 관리의 눈에 비친 미국의 농촌은 경외의 대상, 그 이상이었다. 허베이성 정딩현의 당서기였던 그는 농부들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 농부들은 그런 그에게 자상하게 일러줬고, 식사로 돼지고기구이 요리도 대접했다. 농장 투어도 이어졌다. 식량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청년 관리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방안이 최대 과제였다. 마크 트웨인 소설의 배경이었던 미시시피강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그 청년은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됐다. 38년 만에 다시 아이오와를 찾아 그를 환대해줬던 농부들과 재회한다. 바로 오늘이다. 시진핑 주석 얘기다. 미국의 농부들이 수십 년 전 무명 관리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외신이 그렇게 전하고 있다.
이번 만남은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올해 팔순을 훌쩍 넘긴 아이오와주 머스카틴 농부 사라 랜드도 초대장을 받았다. 그는 시 주석과 38년 동안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랜드는 이처럼 길고 특별한 우정을 두고 “꽤 대단한 여정이었다. 시 주석이 왜 우리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아이오와주는 미국의 주요 대두(콩) 및 옥수수 생산지 중 하나로 미중 관계의 개선에 관심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은 15일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이례적으로 미국에서 300만t 이상의 대두를 구매하며 일종의 ‘화해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시 주석은 젊었을 때의 초심을 어느 정도 간직하고 있을까.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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