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마주하는 극단적 시련, 그 끝에 자신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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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와 퐁은 열정적으로, 때로는 무모하게 세계에 뛰어들어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를 찾습니다. 이들은 매 순간 새로운 영역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마치 탐험가처럼요."
이 작가는 1995년 미국 사회에서 뿌리내리지 못하는 한국인 2세 이민자 이야기를 그린 데뷔작 '영원한 이방인(Native Speaker)'으로 펜·헤밍웨이상을 수상하는 등 영미문학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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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피 섞인 백인청년 모험… 정체성 찾기 통해 삶의 본질 그려
미국서 디아스포라 문학 인기… 다양하게 변하는 세상 못 막아”
이 작가는 1995년 미국 사회에서 뿌리내리지 못하는 한국인 2세 이민자 이야기를 그린 데뷔작 ‘영원한 이방인(Native Speaker)’으로 펜·헤밍웨이상을 수상하는 등 영미문학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된다. 가해자인 일본인 군의관의 시점에서 ‘위안부’의 실태를 다룬 ‘척하는 삶’ 등 한국 근현대사에 휩쓸린 이들의 삶을 주로 그렸다.
반면 이번 신작은 한국인의 피가 8분의 1 섞여 있지만, 외모로는 혈통을 알아보기 힘든 청년 틸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는 “(피가 섞였지만) 평생을 백인으로 살아온 청년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며 “청년이 어떻게 아시아인 멘토(퐁)와 친구가 되는지, 세상을 접하면서 어떤 것을 알아차리게 될지, 어떻게 자아가 변할지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틸러가 미숙한 청년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미국 프린스턴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일하며 젊은 학생들과 만난 경험이 반영됐느냐고 묻자 그는 “소설에서나마 학생들이 세상에서 마주할 투쟁을 그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전 늘 나이를 먹지만 학생들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항상 희망, 걱정,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어요. 학생들과 대화하는 일은 항상 저를 젊게 하고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과 사건들을 다시 마주할지라도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나요?”
감각적인 문장으로 정평이 난 그는 신작에서도 인간의 감각에 천착한 문장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소설에서 틸러는 자신이 지나쳐 온 여러 도시를 떠올리며 “대학교의 오래된 참나무 책상 서랍을 열면 피어오르는, 먼지 낀 곰팡이 냄새”, “은하수처럼 펼쳐진 탁 트인 푸른 바다라는 필터를 수 킬로미터나 거친 산들바람”을 떠올린다. 이 작가는 “나는 항상 신체와 감각에 대해 글을 쓰는 데 관심이 많았다”며 “이번 소설 역시 우리가 직면한 삶의 질감과 경험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담으려 했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산문학(디아스포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이민진 작가의 장편소설 ‘파친코’ 등 한국 이산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를 묻자 “세상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세상은 모든 면에서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작가는 자신의 젊음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 그는 “거의 완성했는데, 자전적이면서도 허구적인 작품”이라며 “아마 내년에 출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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