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너무 높게 책정된 한국 의사들 [한국의 창(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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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등급으로 고교 등급을 줄이고, 의대 정원을 3,000명에서 두 배로 늘이는 등 교육 개혁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한창이다.
그동안 여러 이유로 지연되었던 직업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진일보라고 생각된다.
이제 표면적인 몇몇 산업, 직업들에 의한 문제들보다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산업 구조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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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방향 제대로 잡은 교육개혁 방향
인력 공급 맞춰 교육구조도 바꿔야
블루칼라 직종의 급여 상승도 필요
최근 5등급으로 고교 등급을 줄이고, 의대 정원을 3,000명에서 두 배로 늘이는 등 교육 개혁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한창이다. 그동안 여러 이유로 지연되었던 직업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진일보라고 생각된다. 교육계의 반대, 의료업계의 반대 속에 그래도 국가가 움직여야 할 방향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표면적인 몇몇 산업, 직업들에 의한 문제들보다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산업 구조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 가격구조 개선이다. 고른 인력 배분이 일어날 수 있는 산업별 수입이 산정되어야 한다. 임금은 노동시장의 '가격'으로 자본주의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배분의 신호 메커니즘인데, 지금의 인력자원 배분에는 매우 잘못된 가격 신호가 제공되고 있다. 우수인재가 의대로 쏠리는 이유는 바로 가격이 의사에게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GDP의 대부분을 자동차, 반도체 등 공학 기반 제품들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나라로, 이들을 만드는 공학에 최고 우수 인재가 배분될 수 있도록 가격이 책정되어야 한다. 향후 바이오산업에 인재들이 공헌할 수 있는 기대는 있겠지만, 지금의 의료 산업은 내수 산업으로 수출경제에 공헌하는 부분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문과 인재들이 가고 있는 금융산업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의학계 내에서도 내수를 위한 의료서비스가 아니라 제약산업 등을 위한 노동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야 바이오산업의 수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인력 공급 기반이 되는 교육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인력 구조 개편을 위해 대학의 학과별 인력 조정이 필요한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 기반,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 기반으로 인력이 조정되어야 한다. 미국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컴퓨터공학 관련 전공으로 최근 정원이 몇 배 조정이 되었는데, 한국은 정원의 조정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소수 비인기 전공 교수들의 필사적 저항 속에 많은 청년은 불만족하는 전공에서 실업자로 양산되고 있다. 대학의 정원 구조 개혁을 위해서 교수들의 저항을 줄이면서 개선을 하고자 한다면, 퇴직교수 2명당 1명은 최소한 정원을 대학 본부가 회수하여, 학과는 당장 유지가 되면서도 차차 수요 기반으로 정원이 조정되게 해주어야 한다. 10년 전에만 점진적 조정이라도 시작되었다면 벌써 성과가 가시화되었을 것이다.
셋째,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급여 격차를 줄여야 한다. 블루칼라 일자리들이 화이트칼라 일자리 대비 급여 차이가 줄어들어야만, 모두가 적성을 무시하고 대학을 가고자 하는 문화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서 유소년 시절 인문계와 실업계가 일찍 결정되는 것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회복할 수 없는 급여 등 격차가 그 기저에 있다고 생각된다. 임금 격차가 줄어든다면 이와 같은 조기 선택에 대한 거부감은 매우 적어질 수 있을 것이다. 조기 기술 교육을 통한 블루칼라 기능인 급여의 상승이 격차 해소에 큰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적성을 무시한 교육에 의한 청소년들의 스트레스와 시간의 낭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필요 기능 인력의 확보가 가능해질 수 있다.
어떻게 이와 같은 직업 간 급여 불균형과 인력 부족 상황이 수십 년간 방치되었는가? 결국은 인력 조정 관련 당장 욕먹지 않고 자기 임기를 넘기고자 하는 정치 지도자 등 의사결정자들의 수십 년간의 도덕적 해이가 이제 현재가 된 미래의 재앙을 불러왔다. 이 국가 위기 상황은 더 이상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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