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소비자 물가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다소 둔화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선 월스트리트의 전망이 크게 갈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14일 발표했다. 9월 상승률(3.7%)은 물론 시장 예상치(3.3%)를 밑돈다. 지난 7월 이후 최저치다. 전월 대비로는 변동 없었다. 이는 9월의 전월대비 상승률(0.3%)과 시장 전망치(0.1%)를 모두 하회한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 CPI 상승률은 예상치(4.1%)보다 낮은 4.0%로 집계됐다. 근원 CPI는 2021년 9월 이후 2년만에 최소 상승폭이다. 전월 대비로는 9월(0.3%)보다 낮은 0.2%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올해 6~7월에도 0.2%였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진정되면서 시장에서는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물가 지표가 발표 된 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5% 아래로 급락했다. 뉴욕증시 시작 전 나스닥 선물지수는 1.5% 넘게 올랐다.
금리인하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모건스탠리와 UBS는 내년부터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Fed가 내년 말에나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며 속도도 느릴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해 기준금리가 연 2.5~2.7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 기준금리가 연 5.25~5.5%인 점을 고려하면 한 해 동안 2.75%포인트를 내린다는 예측이다. 2025년 초에는 연 1.2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내년부터 Fed가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Fed가 내년 6월과 9월, 그리고 4분기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마다 0.25%포인트 단위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말에는 연 2.375%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는 Fed보다 매파적인 예측을 내놨다. Fed가 2024년 4분기에 기준금리를 처음으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2026년 중반까지 분기당 한 차례씩 총 1.75%포인트를 인하해 기준금리가 연 3.5~3.75% 수준에서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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