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몸에 안좋아” 잔소리하던 엄마…박스째로 사들고 온 이유는
라면·간편식 먹거리 구매 급증
싼 맛에 한끼 때울 냉동식 인기
농심 등 식품업계 호실적 줄이어
최근 계속된 물가 상승에 서울지역 식당 삼겹살 1인분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는 등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집에서 간편식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음식료품 소매판매액은 17조35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2% 늘었다. 2022년 1월(20%) 이후 1년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소비 둔화로 전체 소매판매액 증가세는 주춤한 가운데 음식료품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음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8월 기준 31.9%로 지난 1월 이후 8개월만에 30%를 넘어섰다.
실제로 물가변동분을 제거한 불변지수로 따질 때 9월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반면, 음식점 및 주점 소매판매 불변지수는 2.3% 감소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상회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가공식품도 전체 평균 대비 상승률이 높은 편이나 외식 물가와 비교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아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이 적은 내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외식비는 올해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으로 김밥 가격은 지난 9월 3215원에서 10월 3254원으로, 비빔밥은 같은 기간 1만500원에서 1만577원으로 각각 올랐다. 삼겹살 1인분(200g)은 1만9253원, 칼국수는 8962원을 유지했다.
비싸진 식비에 외식 수요가 둔화되자 대체재 성격의 가공식품은 수혜를 보고 있다. 1인가구가 즐겨 찾는 저렴한 냉동간편식이 4인가구 식탁에 오르는 일도 잦아진 모습이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이 모씨(41)는 “혼자 먹을 땐 대부분 간편식 위주로 먹는 편”이라며 “아이들과 다함께 먹을 때도 입맛을 고려해 여러 메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두가지만 집에서 요리하고 나머지 반찬은 간편식으로 해결한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 모씨(27)도 “외식을 많이 하면 통장 잔고가 급격히 줄어들어 주 3~4회는 집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간단하게라도 해먹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가공식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식품기업들은 3분기 호실적을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2341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1분기와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각각 21%, 14.9% 감소했지만, 3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외식 소비 둔화 속에 햇반과 비비고 등 핵심제품을 앞세워 국내 가공식품 판매량이 늘었고 판매관리비를 효율화했다”고 설명했다.
동원F&B도 3분이 영업이익이 6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9.7%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 역시 80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지난해 가격을 인상한 라면 업체들도 실적 호조가 점쳐진다. 농심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93억원으로 8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기간 오뚜기 영업이익은 57.7% 증가한 697억원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농심의 라면 총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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