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문턱도 못 넘던 방송3법 개정안, 발의 561일 만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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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방송3법 개정안은 언론계의 해묵은 과제였다.
하지만 10년여의 시간 동안 방송3법은 국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등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새 정부 출범까지 불과 10여 일을 앞두고 나온 법안이었고, 이상적인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거리감은 있었지만 언론계는 "현실적이며 진일보한 대안"이라며 이를 환영했다.
결국 지난 9일 방송3법은 원안이 발의된 지 561일, 상임위를 통과한 지 342일 만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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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방송3법 개정안은 언론계의 해묵은 과제였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대 국회. 하지만 10년여의 시간 동안 방송3법은 국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등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특히 정치권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가릴 것 없이 야당 시절엔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다 여당이 되면 처리를 반대하는 구도를 반복해오며 방송3법을 매번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표류 위기에 처했던 방송3법 개정안이 기적적으로 힘을 받은 것은 지난해 4월. 민주당은 당시 의원총회를 통해 방송3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4월27일 소속 의원 171명 전원의 이름으로 방송3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KBS와 MBC, EBS 이사회를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을 반영한 25명의 ‘공영방송운영위원회’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었다.
새 정부 출범까지 불과 10여 일을 앞두고 나온 법안이었고, 이상적인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거리감은 있었지만 언론계는 “현실적이며 진일보한 대안”이라며 이를 환영했다. ‘시청자사장추천평가위원회’를 통해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운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사장을 선임하는 ‘특별다수제’ 역시 호평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과 지방선거 국면을 지나면서 방송3법 개정안에 대한 열기는 다소 시들해졌다. 전국언론노조가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민주당 원내대표 사무실을 항의 방문해 농성을 하고, 국회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해도 소용없었다. 급기야 10월20일 현업언론단체들은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했다. 5만명의 동의로 청원이 접수되면 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만인 11월18일, 결국 5만명 청원이 달성됐고 과방위는 11월24일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방송3법 논의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선 9건의 관련 법률을 병합해 심사했고, 그 결과 공영방송운영위원 수를 21명으로 줄이는 등 방송3법 ‘대안’이 11월29일 소위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입법 횡포”라며 12월1일 안건조정위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열린 안건조정위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며 법안은 자연스레 12월2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전체회의에선 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되며 드디어 방송3법이 상임위 문턱을 넘어서게 됐다.
그러나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법안은 100일이 넘도록 꼼짝하지 못했다. 법사위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이라 심사에 속도를 내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 직접 법안을 상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3월21일 과방위 전체회의서 방송3법이 본회의에 직회부됐고, 한 달여 뒤인 4월27일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부의는 본회의에서 안건 심의가 가능한 상태가 됐다는 의미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법안은 한동안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참다못한 현업언론단체들이 9월21일 국회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선전전, 릴레이 108배 운동 등을 진행했지만 소용없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이견이 크다며 방송3법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김 의장이 결단을 내렸단 얘기가 돌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하며 방송3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이 유력시됐다. 결국 지난 9일 방송3법은 원안이 발의된 지 561일, 상임위를 통과한 지 342일 만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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