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cience ‘스타를 만나다’]⑫ 본초학 연구 ‘No 1’ 최고야 한약자원연구센터장
[KBS 대전] [앵커]
대덕특구 출범 50년을 맞아 KBS대전이 마련한 '연중기획' K-사이언스 '스타를 만나다' 순서입니다.
대덕특구 과학자들을 통해 과학의 백년대계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름 석자처럼 한의학 본초학 분야 최고 연구자인 최고야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장을 박장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한의학의 대명사 '동의보감'.
조선시대 허준 선생이 질병 원인을 사람 안에서 찾아 진단과 처방을 적은 종합 의서죠.
내경, 외형, 잡병, 탕액, 침구 5편, 총 25권으로 이뤄졌는데 탕액 편이 천 4백여 종의 한약재를 다룬 본초학입니다.
백성들이 약명을 알기 쉽도록 한글로도 병기돼 있는데요.
[최고야/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장 : "먼저 약명이 교맥이라고 한자로 돼 있죠. 그리고 밑에 한글로 모밀이라고 돼 있어서 교맥이 우리가 먹는 메밀이구나 이걸 알 수 있게 표시가 돼 있고요."]
약재의 성질과 효능, 부작용까지 일목요연합니다.
["독성이 있는지 없는지, 어떤 용도로 쓰는지...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요약해서..."]
수많은 한약재에는 저마다 재밌는 얘기가 숨어 있는데요.
수정과에 쓰이는 '계피'는 약명이 '육계'인데 뱃속을 따뜻하게 해 소화를 돕는답니다.
["콜라에도 육계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콜라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된다는 것이 이런 육계의 작용을 또 일부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금보다 비싼 것도 있다는데요?
바로 공진단에 넣는 사향과 우황청심원에 쓰는 우황입니다.
["사향은 멸종위기 동물이죠. 사향 노루의 분비물이고요. 멸종 위기니까 비싸고요. 우황은 소의 담 결석인데 담 결석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에 드물어서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4월부터 전남 나주의 한약자원연구센터장을 맡은 최고야 박사.
한약재 자원식물의 표본 수집과 감별, 유전자 성분 분석, 약효 검증 등의 연구를 하는 곳인데요.
선후배들이 20년 가까이 약초꾼들과 함께 발품을 팔며 수집한 2만 5천 점의 표본 수장고가 가장 소중한 보물창고랍니다.
어릴 때부터 무협지와 등산, 사진찍기를 좋아한 최 센터장.
한의사 개업 대신 남들이 가지 않는 본초학 연구에 인생을 걸었습니다.
[최고야/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장 : "산에 가서 사진 찍는 거 그게 바로 본초학의 가장 기본 소양입니다. 그래서 한의학의 여러 가지 전공 분야 중에서 본초학이 가장 저한테 성격에 맞았고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
이름값을 하고 있냐고 묻자 겸손함으로 답합니다.
["어디서나 누구든지 쉽게 발음할 수 있는 좋은 이름이고 기억이 잘 되는 이름이죠. 단점은 그렇기 때문에 나쁜 짓을 할 수가 없고 그리고 이름값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가 좋죠."]
최근 프로그래밍을 독학해 한약 기원 사전 웹사이트와 표본정보공유 시스템을 만들었는데요.
이젠 첨단 한약재 감별법 개발과 한약 표준자원은행을 여는 게 목표입니다.
["인공지능이나 또는 차세대 유전자 분석 방법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한약재를 감별을 하고요. 이걸 통해서 한약재의 표준화와 과학화를 실현하려고 합니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이제 겨울로 접어드는 문턱.
최 센터장에게 대덕특구의 백년대계를 묻자 연구의 자율성을 손꼽습니다.
["우리가 막 공부하려고 책을 폈는데 뒤에서 엄마가 "야! 공부 안 해" 그러면 갑자기 하기 싫어지거든요. 마찬가지로 연구도 연구자들에 자율성을 주면 잘 되게 돼 있습니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하다 보면 우리 무의식의 힘을 믿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장훈 기자 (p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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