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모을 틈도 없어요”…‘빚더미’ 2030 신용대출 연체율 비상

20·30대 연체율 1년새 2배 ↑
주담대 연체율은 역대 최고
한은, 30대 이하 대출문제 주목”

[사진 = 연합뉴스]

고금리·고물가로 빚을 갚지 못하는 20·30대 청년들의 연체율이 크게 높아졌다. 20·30대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년새 두배 수준으로 높아졌고, 20대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성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 6월말 기준 20대 청년층의 19개 국내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1.4%로 1년전(0.7%)의 2배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30대의 연체율도 0.6%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로 상승했다.

전체 신용대출 차주 수는 줄어드는데 20대 차주 수가 가장 크게 늘어났다. 올 6월말 전체 신용대출 차주 수도 688만6815명으로 전년보다 0.37%(2만5511명) 줄어들었지만, 20대 신용대출 차주는 69만1948명으로 전년 대비 13.3%(8만1474명) 늘었다.

20대 차주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역대 최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19개 국내은행 연령병 주담대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20대 주담대 연체율은 올 6월말 0.41%로 전년동기(0.19%)의 2배 이상으로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대 연체율도 0.17%로 2019년 3분기 이후 최고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5년새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저금리 등으로 20대의 대출과 연체액이 급증한 만큼 연체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30대 청년층의 부실대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 중 30대 이하 차주의 비중이 2013~2019년 29.6%였지만 2020~2021년 38.3%까지 높아졌다. 보고서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인 취약차주의 연체율을 보면 2020년 이후 취급된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근 상당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2020년 이후 취급된 가계대출 가운데 30대 이하 차주의 비중이 과거보다 높은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이어 “30대 이하 차주들의 소득 기반이 타 연령대에 비해 취약한 만큼 가계대출 연체율이 더 높게 상승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층의 빚 부담이 금융시스템의 ‘약한고리’로 작용해 저출산 현상을 부추기는 잠재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젊은 층의 빚이 늘어날수록 이자 부담 등으로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고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 사이 주택 매매가격은 물론 전월세 시세도 오르며 주택구입을 대출에 의존하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경숙 의원은 “청년층의 과도한 빚은 소비위축과 함께 금융은 물론 경제 전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청년 대출을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