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저스, 타이거스 이어 트윈스도 한 풀었다... 다음 한미일 한풀이 후보는 누구일까
13일 밤 LG 트윈스가 한국 프로야구 챔피언에 등극하는 장면을 지켜보던 다른 구단 팬들은 저마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축하의 박수를 친다. 하지만 다른 팀이 우승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그중에도 팬들 속을 시커멓게 태워버리는 팀이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LG가 1만641일 만에 우승을 확정지은 날, 롯데의 우승 염원 날짜 계산기는 1만1353일을 가리켰다.
◇전국구 구단 롯데, 31년째 팬들을 눈물짓게 만들다
롯데는 팀 성적이 곧 프로야구 전체 흥행과 직결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국구 인기 구단이다. 그러나 성적은 늘 그 기대에 못 미친다. 최동원과 염종석이 각각 마운드에서 위용을 떨쳤던 1984년과 1992년 우승한 뒤 올해까지 31년 동안 정상에 서지 못했다. LG보다 무관(無冠)의 시간이 더 길다. 두 번째 우승 이후 1995년과 1999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쓴잔을 마셨다. ‘홍대갈(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 트리오’가 이끄는 막강 타선을 앞세워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2017년이 마지막. 당시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이후 6시즌 동안 7-10-7-8-8-7위에 그쳤다. 올해 시즌 초반 반짝 선두를 달리며 팬들을 설레게 했다가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는 결국 강한 선수 조련으로 유명한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야구계에선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우승까지 이른다면 그 파급력은 올해 LG보다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롯데가 정상을 넘볼 전력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롯데는 페넌트레이스 1위도 아직 해본 적이 없다.
한화도 2000년대 들어 우승이 없다. 프로야구 초창기 빙그레 시절 4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그때마다 졌다. 1999년 유일하게 정상에 등극했는데, 그때 한국시리즈 상대가 ‘운명’처럼 롯데였다. 이후 류현진을 보유하고도 우승과 인연 맺지 못했고, 2008년부터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 3위에 올라 잠깐 가을야구 맛을 봤지만 이후 5년간 최하위 3번, 9위 2번으로 만년 약체 꼬리표가 붙었다.
◇‘와후 추장의 저주’ 걸린 클리블랜드 73년째 무관
메이저리그에서 1961년 팀 창단 후 6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텍사스 레인저스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앞에선 명함도 못 내민다. 가디언스는 1920년과 1948년 두 차례 우승한 이후 올해까지 73년간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2021년까지 팀명이 인디언스였던 가디언스는 팀 캐릭터도 옛 인디언 추장인 와후 추장을 모델로 했다. 하지만 이 캐릭터 색을 1951년 노랑에서 빨강으로 바꾼 뒤 너무 희화화한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우승하지 못하는 긴 세월이 이어지자 ‘와후 추장의 저주’ 얘기까지 나왔다. 실제로 가디언스는 캐릭터 색을 바꾸고 3년 후인 1954년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4전 전패를 당했다. 이후 짐 토미, 케니 로프턴 등 호화 타선을 앞세워 1995년 41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으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졌고, 1997년에는 플로리다 말린스의 신진 돌풍에 휘말려 7차전 혈투 끝에 눈물을 흘렸다. 가디언스는 2016년 다섯 번째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상대 팀이 공교롭게 그전까지 107년 동안 우승 못 한 시카고 컵스였고, 7차전 10회 연장 승부 끝에 7대8로 패해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풀기 위한 제물이 됐다. 클리블랜드는 2022년부터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던 인디언스 대신 가디언스로 팀 이름을 바꿨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이상 1969년 창단), 시애틀 매리너스(1977년) 콜로라도 로키스(1993년), 탬파베이 레이스(1998년)는 창단 후 아직 한 번도 우승을 못 했다. 이 중 매리너스는 아예 월드시리즈 경험조차 없다.
◇한신 저주 풀리고, 이젠 히로시마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대항하는 ‘안티 교진(巨人)’의 선봉장 한신 타이거스가 올 재팬시리즈에서 1985년 이후 38년 만에 정상에 오르자 팬들의 시선은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 쏠린다. 센트럴리그에 속한 히로시마는 재팬시리즈에서 1979, 1980, 1984년 세 차례 우승했다. 그러나 1991년, 2016년, 2018년 모두 쓴잔을 마셨고, 39년째 무관이다.
히로시마는 일본 야구팀 인기 순위를 얘기할 때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를 연고로 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신 타이거스 다음이다. 그만큼 팬들의 충성도가 높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구로다 히로키가 복귀하고 홈구장을 마쓰다 줌줌 스타디움으로 옮기는 시점부터 전국구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다 보니 선수 수급에 늘 애를 먹는다. 2023년엔 센트럴리그 챔피언십 스테이지에서 한신에 한 번도 못 이겨보고 시즌을 마쳤다. 히로시마 다음엔 요코하마가 1998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25년간 챔피언 반지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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