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지내는 지적 장애 여성…의문 풀릴까?

안승길 2023. 11. 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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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수년 째 목욕탕에서 지내온 지적 장애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인권기관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돌봄망을 확충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여성이 연신 바닥을 닦고, 화장실 곳곳을 청소합니다.

계산대 응대도 하며 목욕탕 일을 보는 이 여성, 지적 장애를 가진 30대 A 씨입니다.

조부모와 갈등으로 집을 나온 지 벌써 6년여.

찜질방으로 쓰다 지금은 비어 있는 공간에서 살고 있습니다.

[장애인 A 씨/음성변조 : "그냥 마음 편한대로 지내요. 먹고 자고 합니다. 목욕하고 올라올 때도 있고."]

가족이 돌보기 힘든 사정인 데다, 시설 입소를 원치 않아 이곳에 머문다는 건데, 사실상 장애인의 삶을 돕는 국가와 지자체의 관리망 밖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목욕탕 업주/음성변조 : "매일 데리고 다니면서 해서 수급자 만들어 준 거예요. 인간적으로 불쌍해서 도와주고 할머니가 부탁해서 내가 받은 것뿐이지."]

2천19년 장애인등급제가 폐지된 뒤 신청 절차를 다시 밟았다면 장애인 연금과 활동 보조인 등 지원이 가능하지만, 그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

목욕탕에 계속 머물게 하는 건 여성 장애인의 안전을 담보하기 힘든 사적 공간에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창현/전북장애인인권연대 대표 : "지적 장애인 같은 경우는 진술의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권익옹호기관이 필요한 거고, 본인이 있고 싶다고 했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을 속단할 수는 없거든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족에게 보호받지 못하는 장애인을 사회적 돌봄망 안으로 끌어안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합니다.

기존의 시설을 넘어 독립된 주거 공간과 직업 교육 등이 연결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에 녹아들게 해야 한단 겁니다.

[김미옥/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이분은 대안이 없는 거예요. 목욕탕 외엔 갈 곳이 없잖아요. 지적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는 일상 생활이나 고용이나 주거 이런 것에 대해 통합적으로 사례 관리할 수 있는 지원 체계와 연계가 중요한데…."]

장애 여성이 수년 째 목욕탕에서 지내오고 있다는 사연에, 전북장애인권리옹호기관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고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제시는 중점 관리 대상으로 정해 지원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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