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경제, 올해보다 더 어렵다…성장률 2.8%

대외경제정책연, 전망 0.2%P 하향
중국 부진·고부채·고금리·전쟁 등
경제 악재들 산적…성장 가로막아
중국 4.5%…미국은 1.5% 그칠 듯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2.8%로 내다봤다. 종전 전망치 3.0%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중국 경제 부진과 고부채·고금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충돌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KIEP는 ‘2024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주요 선진국 대부분 높은 금리와 부채 부담 등으로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세계 경제는 올해보다 0.2%포인트 낮은 2.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겨 쓴 여력, 압박받는 성장’을 이번 경제 전망의 키워드로 꼽았다.

이날 KIEP가 내놓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예상치 3.0%보다 0.2%포인트 내려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7%)보다는 높고 국제통화기금(IMF·2.9%)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0%로 추산했는데, KIEP 전망대로라면 세계 경제는 지난해 3.3%에서 올해 3.0%, 내년 2.8%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중국 경제의 중장기 저성장 경로 진입 △고부채와 고금리의 이중 작용에 따른 성장 저하 △지정학적 충돌 심화와 추가적 공급 충격 등이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주요 요인으로 진단했다.

세계 경제에 파급력이 큰 중국의 내년 성장률은 4.5%로 종전 4.7%에서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정부의 경기 회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리스크 장기화,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 여러 불안 요인이 성장을 가로막을 것으로 진단했다.

주요 선진국 대부분도 내년 경제 전망이 어둡다. KIEP는 미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으로 봤다. 고용시장이 살아나고 소비 지출도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고금리 부담이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성장률(2.4%)을 밑돌 것으로 평가했다.

유럽도 상황이 좋지 않다. 내년 유로 지역과 영국은 각각 1.1%, 0.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종전 5월 전망치에서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 내려잡은 수치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는 일본 정도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신흥국 가운데 인도와 러시아는 각각 6.2%, 1.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은 올해 성장률(3.0%)의 절반을 밑도는 1.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