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지적 무겁게 받아들여”…개정안 잇따라
[KBS 창원] [앵커]
형사공탁과 관련한 KBS 창원의 심층 기획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피해자의 동의 없는 공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대법원은 KBS 취재진에 추가 정비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에서도 범죄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라는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한 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박병석/국회의장/2020년 11월 : "법제사법위원회의 수정안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2020년 11월 통과된 공탁법 개정안.
최초 법안은 공탁관이 직접 피해자에게 공탁을 통지하도록 했지만, 논의 과정에서 인터넷에 공고하는 방식으로 수정 가결됐습니다.
이후 제도 도입 1년, 선고가 임박해 이뤄진 이른바 '기습 공탁'이 남발됐고,
[김슬아/변호사/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 : "피해 회복의 최종 결정권을 재판부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피해 회복) 대상자를 완전히 배제시킨…."]
"돈 대신 엄벌을 원한다"는 피해자의 요구는 결국 묵살됐습니다.
[안성훈/변호사/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 : "나는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형사사법 정의의 실현으로써 보장받기를 원한다라고 했던 그 의지가 묵살될 수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KBS의 질문에 답변을 통해, 이 같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공탁 관련 감경인자가 일선 재판에서 너무 쉽게 적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알고 있으며, 추가 정비 방안을 심의하고 양형기준에 반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관련법 개정안 발의도 잇따릅니다.
법원이 7일 이내 피해자에게 공탁 사실을 직접 알리고, 변론 종결 14일 전까지 공탁을 할 수 있도록 해 '기습 공탁'을 막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직접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의 판결문 분석 결과, 형사공탁 특례 시행 뒤 56.4%에서 이른바 '기습 공탁'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80.2%가 피해자 의사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공탁을 피고인에게 양형상 유리한 요소로 참작했습니다.
[이탄희/국회 법제사법위원 : "가해자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기 위해서 전반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총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것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척도는 피해자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겁니다."]
"범죄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자발적 의사에서 시작될 수 있게 해달라", 용서의 권리를 빼앗긴 피해자들의 간절한 요구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그래픽:박수홍
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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