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원 든 산촌생태마을 ‘문닫고, 방치되고’
[KBS 춘천] [앵커]
강원도 대부분 지역이 지방소멸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30년 가량 수많은 농산촌 활성화 사업을 해 왔는데, 백약이 무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에 KBS는 이 사업들의 실태를 짚어보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1,000억 원이 넘게 든 산촌생태마을의 성적표를 따져봤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양구의 한 산촌생태마을입니다.
마을 한쪽에 오래된 의자와 집기들이 쌓여 있습니다.
낡은 휴양관과 생태체험관에는 거미줄만 가득합니다.
관광객들이 산촌에 와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산촌체험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문이 이렇게 굳게 닫혀있습니다.
14억 원이 넘게 든 시설들인데, 찾는 사람이 없어 개점 휴업상태입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마을 사람들이 할 수는 없죠. 하고자 해도 의욕은 있는데 이 (몸이) 따라주지 않아요. 그다음에 어떤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춘천의 또 다른 산촌생태마을.
20여년 전, 50억 원을 들여 유리온실과 놀이시설 등을 조성했는데 오래 전 운영이 중단돼 지금은 흔적도 찾기가 힘듭니다.
[신동준/마을 주민 : "처음에는 괜찮았겠죠. 여기 썰매장이고 그거 해놓고서는 그게 흐지부지되니까 그게 돼요? 안 되지."]
산촌을 활성화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만든 산촌생태마을은 강원도에만 76곳.
1,000억 원 넘게 들었습니다.
마을마다 비슷비슷한 체험관,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프로그램까지 유사해 운영난을 겪었습니다.
그런데도 사후 관리는 커녕, 운영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강원도는 마을의 90% 이상이 운영중이라고 밝혔지만 KBS가 10곳을 무작위로 확인해보니 3곳이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였습니다.
[엄창용/강원특별자치도 산림정책과장 : "기존에 조성됐던 시설물이 일단 노후화됐고요. 그리고 산촌에서도 인구가 점점 없어지다 보니까 관리에 대한 부분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없고."]
특히, 강원도는 지난해 산촌마을 활성화 용역까지 했지만, 아직까지도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임강수
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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