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DB 혈투 끝 KCC 제압. 로슨+알바노 원-투 펀치, 승부처 어떻게 접수했나

류동혁 2023. 11. 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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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로슨. 사진제공=KBL
KCC 알리제 존슨. 사진제공=KBL

[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극과 극 분위기의 두 팀이 만났다.

원주 DB는 8승1패. 파죽의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디드릭 로슨과 이선 알바노를 주축으로 강상재 김종규 박인웅 최승욱 김영현 등 조화가 탄탄하다. 트리플 포스트와 트리플 가드 시스템을 오가는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

반면, KCC는 초반 극도의 부진이다. 최준용과 송교창이 합류하지 못했고, 라건아는 노쇠화가 역력하다. 이승현과 허 웅도 극도의 부진. 단, 지난 고양 소노전에서 최준용이 돌아왔다. 알리제 존슨은 여전히 좋다.

승자는 원주 DB였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혈투였고, 명승부였다.

DB는 14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CC를 87대85로 눌렀다.

9승1패를 달린 DB는 단독 선두를 질주했고, KCC는 2승5패를 기록했다.

DB는 강상재(25득점), 디드릭 로슨(20득점, 12리바운드), 이선 알바노(17득점, 9리바운드)의 삼각편대가 강력했고, KCC는 알리제 존슨(22득점. 20득점), 최준용(17득점), 허 웅(18득점)이 고군분투했다.

▶전반전

KCC의 초반 수비 움직임이 달랐다.

수비가 강하지 않다고 평가받는 허 웅부터 적극적이었다. DB의 메인 볼 핸들러 이선 알바노를 압박했다.

트랜지션, 1대1 공격 재능은 살아있는 KCC였다. 초반 리드를 잡았다.

단,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DB는 만만치 않았다. 에이스 로슨이 흔들리지 않았다. 알리제 존슨과의 파워에서 우위를 이용, 포스트 업 등 골밑 공격을 펼치면서 KCC의 기세에 대항했다. 알바노의 오픈 3점슛도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존슨이 속공을 성공시키자, DB는 강상재의 돌파에 의한 킥 아웃 패스, 최승욱의 3점포로 응수했다. 존슨의 3점포가 빗나가자, 알바노가 속공 파울로 자유투 2득점. 가볍게 19-20, 1점 차 추격.

강상재의 미드 점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KCC 역시 최준용의 속공에 의한 절묘한 패스로, 존슨이 자유투 득점으로 다시 동점.

숨막히는 혈투였다.

로슨의 3점포가 터졌다. 슈팅 감각이 좋지 않던 이승현의 미드 점퍼가 터졌다. 그러자 김종규가 골밑에서 묵직한 훅슛으로 응수. 최준용이 0.1초를 남기고 미드 점퍼. 28-27, DB의 1점 차 1쿼터 종료.

2쿼터 KCC는 라건아, DB는 제프 위디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 최준용의 레이업슛. KCC가 재역전. 김종규의 덩크슛. 다시 역전.

공격은 다소 소강상태. 하지만, 압박 수비의 팽팽한 힘 대결이 이어졌다. 라건아의 자유투 득점. 역전. 이때, DB는 픽&팝에 의한 예상치 못한 제프 위디의 3점포가 터졌다. 다시 역전. 라건아의 자유투 2득점. 재동점.

DB가 속공 찬스를 잡았지만, 허 웅이 잘 커트했다. 확실히 이날, 허 웅은 수비 등 궂은 일에 힘썼고, 득점은 없었지만, 팀 공헌도는 낮지 않았다. KCC가 예상을 뒤엎고 접전을 펼친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였다.

KCC는 존슨이 골밑에서 연거푸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강상재의 3점포가 터졌지만, 이번에는 정창영의 미드 점퍼. 알바노를 상대로 한 미스 매치 공략. 단, DB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 최승욱의 자유투 2득점으로 또 다시 동점. 하지만, 최준용의 그림같은 패스에 의한 존슨의 골밑 득점.

결국 치열한 혈투 끝에 44-44, 동점.

전반은 예상 외의 접전. 경기 전 DB의 대승 가능성도 예측한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KCC는 소노전에서 약점을 드러낸 외곽 수비 아킬레스건을 빠르게 정비했다. 최준용이 가세한 KCC의 힘은 만만치 않았다. 졸전이었던 소노전과 달랐던 부분은 움직임이었다. 특히, 농구에서 팀 승리의 가장 핵심적 요소인 수비의 압박 강도가 DB에 뒤지지 않았다.

기본적이면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갖춰지자, KCC의 공수 밸런스는 좋아졌다. 최준용과 존슨의 더블 핸들러 시스템으로 DB의 수비를 뚫었다. 아직 이승현과 허 웅의 슈팅 감각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지만, 무너지지 않고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DB는 알바노가 KCC의 밀착 마크에 묶였다. 하지만, DB는 여전히 강했다. 원-투 펀치 로슨과 알바노의 임팩트는 크지 않았지만, 강상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선수들의 허슬과 꾸준한 득점포로 이를 보충했다. 강한 팀의 전형적 모습을 보였다.

KCC 허 웅. 사진제공=KBL
DB 강상재와 KCC 최준용, 사진제공=KBL

▶후반전

3쿼터 초반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했다. 전반, DB는 알바노와 로슨이 임팩트있는 활약을 펼치진 않았다. 힘을 아끼는 모습이 있었다.

KCC는 아직도 내재된 불안함이 있었다.

최승욱이 3점슛을 실패. 존슨이 리바운드를 놓쳤다. 하지만, 벤치의 전창진 감독은 박수를 쳤다. 존슨의 기를 북돋기 위한 제스처였다.

하지만, DB는 전광석화같은 속공 성공. 또 한 차례 기회가 있었다. 이때, 최준용이 김종규의 덩크를 블록슛. KCC의 속공, 이호현이 스쿱샷으로 깨끗하게 마무리. 동점이었지만, KCC의 사기가 올라갈 수 있는 장면. DB의 항의로 테크니컬 파울. 허 웅이 자유투 1득점을 추가. 역전. 그러나, 로슨이 포스트 업으로 가볍게 훅슛. 재역전. DB가 정돈된 세트 오펜스로 코너 최승욱의 3점포. 4점 차 리드를 잡기 시작했다.

이때, 끈질긴 수비를 보이던 허 웅이 스크린을 받은 뒤 깨끗한 3점포를 꽂았다. 이어 DB의 실책으로 만든 찬스에서 존슨이 가볍게 골밑슛 성공, 다시 KCC의 역전.

그러자, 이번에는 알바노가 존슨의 컨테스트를 극복하고 3점포를 성공. KCC는 이호현이 응수. 그러자, DB는 로슨이 미드 점퍼로 가볍게 역전. 볼 경합 상황에서 최승욱의 속공 레이업. KCC의 경기력이 달라졌지만, DB는 확실히 정돈된 끈적함, 터프함이 있었다. 강상재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DB의 흐름. 61-55, 6점 차 리드. 이날 경기 최고 점수 차였다. KCC의 작전타임. 최준용의 3점포가 터졌지만, 이번에도 알바노가 공격 제한시간 버저비터와 동시에 3점포를 터뜨렸다. 허 웅과 이승현의 2대2 공격. 이승현의 미드 점퍼가 림을 통과했다. 수비에 집중한 두 선수의 공격 리듬이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단, DB는 강상재가 절정이었다. KCC의 공격이 실패하자, 속공으로 득점, 이승현의 파울까지 유도했다. 3점 플레이 성공. 7점 차 DB의 리드. 이승현의 4반칙, 파울 트러블까지 걸렸다. KCC는 설상가상이었다.

KCC는 재빠르게 반격했다. 얼리 오펜스에 의한 허 웅의 코너 3점포. 결국 70-65, 4점 차로 DB의 리드. 3쿼터 종료.

4쿼터, 존스의 패스, 이승현의 미드 점퍼가 성공했다.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KCC 세트 오펜스는 위력적이었다. 3점 차 추격. 이호현의 코너 3점포가 터졌다. 70-70, 동점. 경기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이었다.

알바노가 움직였다. 절묘한 풋 워크로 미드 점퍼. 이승현의 미드 점퍼가 두 차례 빗나갔다. DB의 트랜지션은 강력했다. 허 웅이 4반칙,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이승현과 허 웅이 모두 파울 트러블의 위협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했다. 알바노가 순간적 움직임으로 마크를 따돌리고 3점포. DB의 7점 차 리드. KCC는 정창영의 미드 점퍼로 흐름을 끊었다.

이때, 알바노와 로슨이 움직였다. 2대2 픽&팝. 이후 로슨은 파워를 앞세워 존슨을 앞에서 골밑 돌파. 존슨은 파울,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허 웅의 3점포가 실패했지만, 존슨이 공격 리바운드 이후 풋백.

하지만, 강상재가 미드 점퍼를 추가했다. 확실히 DB의 공격옵션은 다양했다. 알바노와 로슨만을 막아서는 안되는 구조였다. DB는 8점 차로 달아났다.

남은 시간은 3분26초.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었다. 허 웅의 날카로운 베이스라인 돌파, 바스켓 카운트 플레이가 성공했다. 5점 차로 추격했다.

문제는 KCC의 공격이었다. 활동력이 현격히 떨어졌다. 때문에 오프 더 볼 움직임이 많지 않았다. 반면, DB는 4차례의 패스를 거쳐 박인웅의 쐐기 3점포가 터졌다. 여기에서 승패는 결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허 웅은 연속 터프 3점슛 2방으로 83-85, 2점 차 추격. 경기 종료 15.2초가 남았다. 이 상황에서 박인웅이 허 웅과 충돌, 바스켓 카운트를 줄 수 있었지만, 심판은 인정하지 않았다.

83-85. KCC는 파울 작전. 로슨의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 남은 시간은 11.4초. 더 이상 KCC의 추격은 없었다.

DB는 확실히 강했다. 로슨과 알바노가 팀의 중심을 잡았고, 강상재가 트랜지션을 동반한 내외곽의 효율적 움직임. 여기에 나오는 선수마다 강한 활동력으로 수비를 견고히 했다.

특히, 가장 인상적 부분은 승부처 대응 능력이다. 전반, 로슨과 알바노는 팀동료들을 적극 활용하면서 힘을 아꼈다. 그리고 접전 상황 승부처에서 매번 임팩트있는 골 결정력을 뽑아낸다. 4쿼터 초반 알바노가 터프 샷을 터뜨렸고, 중반에는 로슨이 그랬다. 두 선수가 2대2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압박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코너 3점포와 적극적 컷 인으로 기회를 노리는 시스템이다. 즉, 승부처에서 상대는 알바노와 로슨의 2대2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의 나머지 옵션도 고민해야 한다. 상대 수비가 매우 곤혹스러운 공격 시스템을 DB는 정립했다. 게다가 연승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자신감이 돋보인다. 리드를 당하고 있지만, 뒤집을 수 있다는 여유로운 모습, 수비를 강화하면서 트랜지션에 치중한다. 이같은 부분은 모두 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한마디로, 현 시점 DB는 최강이었다. 게다가 매우 안정적이다.

KCC는 경기력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허 웅의 슈팅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최준용과 알리제 존슨의 더블 핸들러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단, 아직까지 이승현 허 웅 등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다. 무릎 부상을 당한 송교창은 군에서 제대, 25일 복귀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KCC는 송교창이 돌아오면, 낮은 높이가 보강되면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날 KCC는 나름 선전했다. 간판 스타들이 소노전과 달리 수비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KCC는 더블 핸들러 시스템이 매력적이지만, 여전히 공격 루트는 단순한 편이다. 트랜지션을 강화하면서 파괴력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코어들의 체력적 컨디션이 좋지 않다. 단, 송교창이 돌아오면, KCC의 약점인 높이와 백업진이 보강된다. KCC의 진정한 평가는 송교창이 돌아온 뒤 본격적 시스템을 가동할 2라운드 후반부터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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