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쏜 날에도…주식거래한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
북한 도발 감행한 날도 ETF 매수
딸은 과거 ‘학폭 가담’ 징계 받기도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사진)가 지난 2년간 근무시간에 십수차례 주식을 거래해온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북한이 미사일로 도발했던 지난해 1월5일과 1월17일에도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했다. 북한 도발에 빈틈없이 대응해야 할 합참의장 후보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의 20대 자녀가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에 가담해 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KRX)에서 받은 ‘김 후보자 주식 거래 내역’을 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2년간 십수차례 주식이나 ETF를 거래했다. 이 기간 모든 거래는 통상적인 근무시간인 오전 10~11시, 오후 2~4시에 이뤄졌다.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에 거래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김 후보자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지난해 1월5일과 1월17일 주식을 거래했다. 그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한 직후인 1월5일 오전 11시쯤 ‘케이탑리츠’ 주식 5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국방부 산하 국방개혁실에서 국방운영개혁추진관(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북한은 지난해 1월17일 오전 8시50분과 8시54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두 차례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김 후보자는 그로부터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오전 11시24분부터 11시45분까지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 ETF 약 1000만원어치를 샀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KBSTAR 미국S&P500’ ETF를 약 1000만원어치 샀다.
김 후보자는 해군작전사령관(중장)으로 복무 중이던 올해에도 수차례 주식 등을 거래했다. 지난 5월23일 오후 2시25분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108만원어치를 팔았다. 지난 8월2일 오후 3시15분과 3시17분엔 총 1053만원어치의 ‘KBSTAR 미국S&P500’ ETF를 팔았다. 지난 8월8일 오전 10시37분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ETF 총 2만2000원어치를 매도했다. 8월11일 오전 11시쯤 케이탑리츠 주식 49만원어치를 매수했다.
김명수 후보자 “도발 당시 작전조치 요원 아니었다” 해명
김 후보자는 북한이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호’를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지난 9월8일 오전 10시36분에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 ETF 3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북한은 같은 날 저녁 평양시 김일성광장에서 정권 수립 75주년을 맞아 ‘민방위 무력 열병식’을 진행했다. 정 의원은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할 군 간부가 근무 중에도 주식 거래에 몰두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공무원의 근무시간 중 주식 거래는 징계 사유라는 지적도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 논란이 불거지던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반 공무원이 근무시간 중 코인 거래를 했다면 중징계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 후보자 측은 ‘북한 도발 기간 주식 거래’ 논란에 대해 “2022년 1월에 국방운영개혁추진관 근무 시 작전조치 요원은 아니었다”며 “고위 공직자로서 업무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5일 열린다.
김 후보자의 딸이 11년 전 학교폭력에 가담해 징계 처분을 받은 것을 두고도 ‘부실 인사 검증’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위 소속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부산교육청 등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2년 4월27일 부산 오륙도중학교 2학년이던 김 후보자의 딸 김모씨(26)를 포함한 학생 6명이 교내 화장실에서 한 학생을 집단으로 폭행했다. 같은 해 5월8일 교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가해 학생 1명은 3호 처분(교내봉사)을, 김씨를 포함한 5명은 1호 처분(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자식의 일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 송구하게 생각하며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함장 임무를 수행하며 잦은 해상 출동 등으로 자녀의 학교생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당장 철회하고 거듭된 검증 실패와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김윤나영·유새슬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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