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과 공짜점심…“이거 사기일까?” 의심해봐야 하는 2가지 징조

이희진 2023. 11. 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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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판이다.

매년 수십만 건의 사기 사건이 발생한다.

최근 서울 한 경찰서에선 사기피해를 신고하러 온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청이 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사기범죄로 인해 발생한 재산 피해액은 15조844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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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판이다. 매년 수십만 건의 사기 사건이 발생한다. 수사당국 눈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이나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운영하다보니 검거도 어렵다. 그 사이 피해자는 움츠러든다.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내가 사기를 당했다’는 자괴감이 스스로를 갉아먹는다. 최근 서울 한 경찰서에선 사기피해를 신고하러 온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찰청이 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사기범죄로 인해 발생한 재산 피해액은 15조844억원이었다. 내년 예산 중 청년 일자리 지원과 국가장학금 지원, 공공분양 등 청년 주거 지원에 배정된 예산(14조6000억원)보다 많다.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투자 예산(5조)과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사기는 본질적으로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동반한다. ①상대방이 설명하는 투자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 ②소액을 투자했을 때 즉각 수익이 나고, 이때 상대방이 더 큰 금액의 투자를 권하는 경우엔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심리적으로 믿음을 준 뒤 큰 액수를 뜯어내려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발생한 사기범죄는 17만5158건이다. 지난해 1년간 발생한 사기범죄 발생건수가 33만390건인데 올해는 작년보다 사기범죄 발생건수가 소폭 늘 것으로 보인다. 사기범죄는 최근 꾸준히 증가 중이다. 2021년엔 29만8586건으로 30만건 아래였다.

사기범죄 유형은 다양하다. 리딩방 사기, 로또분석 사기, SNS 부업 사기, 스캠 사기, 실체 없는 다단계 사기…. 유형은 다양하지만 본질은 같다. 투자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 누군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다면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격언을 떠올려야 한다. 이익을 얻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대가나 기회비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기범죄자들은 대가 없는 수익을 외치지만 이는 현실에서 불가능하다.
사진=뉴시스
둘째, 가스라이팅을 조심해야 한다. 높은 투자수익률에 긴가민가해 이들과 대화하다보면 “일단 소액으로 투자를 해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1만원, 5만원, 10만원 등 소액을 건넸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100%, 200% 늘어난 금액이 입금되곤 한다.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다. 신뢰를 쌓아 추후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뜯어내려는 포석에 불과하다.

최근엔 쇼핑몰 구매대행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신종 사기’라고 불리지만 수법은 같다. 쇼핑몰을 운영하던 40대 자영업자 A씨는 경제적으로 힘들던 시기에 ‘구매대행 아르바이트’ 문자를 보고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다. 본인을 매니저라고 소개한 이는 구매대행 사이트를 알려주며 본인이 배정한 상품을 구매한 뒤 주문번호를 알려주면 정산금을 준다고 했다. 몇 차례의 구매대행 결과 꾸준히 수익금이 입금됐고, 매니저는 이때 수백만원 단위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A씨는 결국 400여만원을 결제했고 이후 돈을 찾지 못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나 구청에 등록되지 않은 구매대행업체의 문자나 SNS 구인 광고에 의한 구매대행은 주의해야 한다”며 “피해가 발생하면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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