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몸값에 매출은 3억…뻥튀기 상장에 미공개 정보 의혹

<앵커>

올해 하반기 상장한 한 반도체 설계 업체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상장 당시 몸값이 1조 원을 넘겼는데 올 3분기 매출은 고작 3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초기 기관 투자자들 일부는 매출을 공시하기 전에 이미 지분을 판 사실이 드러났는데 유덕기 기자가 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첫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파두'는 지난 8월, 미래 가능성을 평가해 주는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습니다.

[남이현/파두 대표이사 (지난 7월 IR) : 상장을 통해서 다양한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제품들을 만들어서, 사업 확장의 계기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상장 전 올해 매출 전망치를 1천200억 원으로 제시했는데, 지난 8일 2분기 5천900만 원, 3분기 3억 2천만 원에 그친 매출 성적표가 공개됐습니다.

상장 당시 시가 총액이 1조 원이 넘는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80억 원에 불과한 겁니다.

3만 4천 원대던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반토막 수준입니다.

파두는 2분기 저조한 매출 상태를 인지한 상태에서 상장을 추진한 정황이 있고, 3분기 매출 부진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손해를 본 개인 투자자만 10만여 명, 상장 전 초기 기관 투자자들 일부는 매출 공시 전 이미 지분을 판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김대종/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기업 매출 등) 정확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본인들이 예측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주주들이 피해가 갈 것 같으면 미리 얘기를 해야 됩니다. 주관 증권사든지 금감원에서도 이에 대해선 철저하게 관리하고….]

IPO를 주관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도 부실 실사 논란이 제기되는데, 금융감독원은 파두와 해당 증권사들에 상장 과정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해당 증권사들은 IPO 전 과정은 정상적인 절차로 진행됐다는 입장이고, 파두 측도 "부정적인 요소가 관여할 수 없는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김한길·김민영, 화면출처 : 한국IR협의회 유튜브)

유덕기 기자 dky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