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신화…중국 경제 이상기류
11월 11일,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이기도 하고, 과자 주고받는 날이기도 하죠. 중국에선 '광군제'라는 1년에 가장 큰 쇼핑 축제가 열립니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고도 하죠. 원래는 11월 11일, 연인 없는 솔로들이 외롭게 서 있는 거 같다 해서 솔로들 '광군'들의 기념일이었습니다.
그런데 2009년 온라인 쇼핑몰에서 솔로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하죠. 이후 경쟁적으로 할인 행사가 벌어졌고, 전국적인 쇼핑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광군제 기간 거래액이 100조원 대, 하루 동안 택배가 6억개 넘게 오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경기 침체로 광군제 성장세가 주춤하고, 가성비 좋은 제품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베이징 박성훈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의 온라인 쇼핑 호스트 1위 리자치입니다.
파는 물건마다 매진돼 말 그대로 '완판남'으로 불립니다.
올해도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를 맞아 연일 생방송을 이어갔습니다.
[리자치/지난 11일 : 올해 광군제를 맞아서 아름다운 여성분들 이번에 꼭 좋은 제품 구입하세요.]
하지만 판매량은 전년 대비 절반 가량 뚝 떨어졌습니다.
중국 남방일보는 광군제 첫날 리자치의 매출이 전년 대비 45%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양대 온라인쇼핑몰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징둥은 아예 올해 광군제 기간 총매출액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매년 전세계 언론을 불러 초단위로 올라가던 판매금액을 보여주던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다만 행사기간 택배량이 전년 같은기간 대비 23% 늘었다는걸 강조했습니다.
[볜쭹/중국 국가우정국 부국장 : 택배와 전자상거래, 농업과 제조업 간 융합으로 중국 소비 시장의 회복과 지속적인 확대를 돕고 있습니다.]
매년 수십배씩 급성장하던 광군제 기간 판매 추세가 급격히 실종된 건, 중국 경제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광군제 실적 하락이 중국 경제 성장 둔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정부의 강령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진단했습니다.
[영상디자인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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